
울산 앞바다의 해무와 풍랑주의보 등 기상특보 발령횟수가 증가하며 선박들의 좌초·침몰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해양수산부와 울산지방해양수산청은 ‘해로드 앱’에 바닷속 암초 알림 서비스를 추가하고 항로 표지 기능을 강화하는 등 항내 선박 운행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22일 울산해경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울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선박 좌초사고는 2021년 4건, 2022년 6건, 2023년 8건이다. 계절별로는 장마철인 7월에 4건으로 가장 많았다.
침몰 사고 역시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21년과 2022년 각각 1건에 그쳤던 침몰 사고도 지난해 3건으로 증가했다.
울산해경은 울산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좌초·침몰 사고의 원인을 기상악화에 따라 저시정 상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방향 감각을 상실한 배들이 저수심 지역으로 이동하며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5일 오전 12시14분께 59t의 7명의 승선원이 탑승한 어선이 방어진 인근 해역에서 좌초됐다. 울산해경은 당시 V-PASS 모니터링 중 저수심 해역으로 이동중인 선박을 발견하고 출동해 오전 1시16분께 이초를 마쳤다. 울산해경은 이날 짙은 해무와 풍랑으로 방향을 상실한 선박이 좌초 위험이 높은 저수심 지역으로 이동하다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지난 17일 울산 동구 방어진 해역에서 침몰사고가 발생해 60대 선장 A씨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울산해수청의 분석에 따르면 이 역시도 해무 발생에 따른 저시정 발생으로 방향을 상실한 선박이 속도를 내 운행하다 침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같은 선박의 좌초·침몰 사고는 선박 흘수선 아래로 수심이 내려간 저수심 지역으로 선박이 진입하며 바닥의 모래나 암초에 얹혀 좌초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선박 운항자들은 해도를 통해 미리 항로를 파악하고 되도록 저수심지역을 피해 운항하는데, 최근 잦은 해무 발생과 풍랑주의보로 방향을 잃고 저수심 지역으로 진입하는 선박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울산해경 관계자는 “보통 선장들은 항로를 잘 알기 때문에 웬만해선 좌초 위험이 있는 저수심 지역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최근 잦은 해무 발생으로 시야가 가려지고 풍랑이 자주 발생해 배가 밀리면서 저수심 지역으로 진입, 좌초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12건이었던 울산 앞바다 위험예보 발령횟수는 지난 2022년에 이어 2023년 14건으로 증가했다.
예보 대상 중 너울성 파도와 강풍 발생횟수는 2021년 6회, 2022년 8회, 2023년 11회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기상 악화 특보 발령횟수도 2021년 8회, 2022년 10회, 2022년 12회로 늘어났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지난 16일부터 해로드 앱에서 ‘암초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알림 서비스 추가를 통해 저시정 상태서 선박이 저수심 지역으로 진입하더라도 암초에 근접하게되면 알림을 통해 운항자가 방향을 고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울산해수청도 앞으로 늘어날 선박 입항과 기상악화 등에 대비해 대대적인 해상 안전 점검과 조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울산해수청 관계자는 “최근 잦은 해무와 기상악화로 어선, 상선 간 충돌, 좌초 등 선박 사고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며 “어선 사고 발생시마다 방선해 사고원인, 수리계획, 재발방지 대책 등 확인하고 1년에 두번씩 위해요소 개선 회의를 통해 여유수면이 없는 항로에 준설하거나 항로 표지 설치하는 등 항내 안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