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체에서 일할 인력을 해외 현지에서 교육·양성하는 정부 주관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가동됐기 때문이다. 이들 근로자가 교육 수료 이후 한국에 들어오면 인력난을 겪는 조선업 생산 현장에 즉시 투입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해외조선인력센터’를 인도네시아 세랑(Serang)에 설립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지난 3월 산업부 주도로 발족한 ‘K-조선 차세대 이니셔티브’에서 제안된 것이다. 5개월간 민·관 협의를 거쳐 이번에 결실을 맺게 됐다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앞서 지난달 충남에서 열린 제7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참석한 김두겸 울산시장 역시 이와 관련된 내용을 정부에 건의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해외(인도네시아) 현지에서 한국어 및 기술 교육을 통해 우수 인력을 양성한 뒤 국내 조선업 현장에 도입하는 체계가 가동된 것”이라며 “앞으로 다른 국가로의 확장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센터에서는 향후 3개월간 30~40명을 대상으로 △한국 조선사가 요구하는 용접기술 교육 △조선업에 적합한 선급 용접자격증 취득 과정이 진행된다. 이와 함께 △한국어 교육 및 한국어능력시험(TOPIK) 교육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사전 안전교육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이 과정에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교육생 모집, 교육 실시, 시설 제공 역할을 맡는다. 한국조선협회는 전문가 파견 및 테스트 지원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한편, 공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만 고부가선박인 초대형 LNG운반선 등 144척, 162억7000억달러어치를 수주했다.
7월 기준 연간 수주목표(135억달러)의 120.5%를 달성했다. 일찌감치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셈이다.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수주 물량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수주 선박의 적기 인도를 위해서는 인력난 해소가 절실한 상황이다.
HD현대중공업에서는 최근 2~3년새 해외인력이 3500명가량 늘어 현재 4500명이 근무 중이다. HD현대미포에서도 2022년 963명에서 올해 6월말 기준 2800여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특히 실제 생산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숙련공의 확보가 중요한 만큼 울산 조선업계에서는 해외 현지 인력 양성 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산업부는 “해외조선인력센터 시범 사업을 통해 개선점을 보완해 나가면서 교육생 확대 등 센터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공적개발원조(ODA)와 연계, 비자발급 절차 간소화 등 제도적 지원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현주·서정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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