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메프 피해 판매자들과 소비자들은 13일 서울 강남 티몬 사무실 앞에서 공동으로 검은 우산 집회를 열고 “현재 70여개 회사가 8월에 현금 유동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파산이나 회생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는 괜찮아 보여도 시급히 금번 일을 대처하지 않으면 8월을 시작으로 9월, 10월에는 연쇄적으로 도산하는 업체들이 늘어난다”며 “많은 실업자가 배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티메프가 할인쿠폰 등 행사로 매출액을 늘려 피해가 커졌다는 호소도 나왔다.
지난 5~7월 3개월 치 정산금을 받지 못했다는 지방의 소규모 업체 판매자는 “3개월 전 티몬 MD(상품기획자)가 프로모션하자고 제안했는데 우리는 최소 마진(이윤)으로 물건을 판매하고 있어 거절했다”며 “그런데 5월 690만원, 6월 680만원이던 매출이 7월 2100만원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났는데도 이를 ‘정산 지연 경고’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판매를 3년간 해와서 정산이 이뤄질 거라고 믿었는데 빚더미에 앉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판매자들은 정부가 내놓은 지원책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긴급경영자금’은 실상 대출일 뿐”이라며 “그마저도 대출 한도 제한이 있으며 6%에 육박하는 고금리와 짧은 거치기간은 판매자들을 다시 한번 절망에 빠뜨렸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높은 대출 신청 자격요건과 이미 대출이 있는 경우 한도 제한으로 긴급 경영자금 대출마저도 신청하지 못한 피해 판매자들이 너무 많다”며 “이로 인해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직원 1명과 파트타임 4명이 권고사직했다는 판매자는 “소진공(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대출을 신청했지만 (이자가) 너무 높아 쩔쩔매고 있다”며 “미정산금을 대출로 메워야 하는데 이마저도 안 나오면…”이라고 걱정했다.
농산물을 판매해 온 또 다른 판매자는 “피해 금액이 1억원 넘는데 소진공에서는 (대출이) 1800만원 가능하다고 전화가 왔다”며 “폐업해서 실업급여를 받든가 길거리에 나앉아야 한다”고 울음을 터트렸다.
집회에는 가족여행 상품을 예약한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20대 사회초년생이라는 전모씨는 “취업 성공 기념으로 가족들과 유럽 여행을 가기로 했다”며 “있는 돈, 없는 돈 아껴가며 1년 적금으로 모은 1000만원이 공중에서 없어졌다”고 분개했다.
이같은 상황에 울산시도 소비자센터를 통해 관련 문의를 받고 있지만 아직 이에 대한 직접 문의는 들어오지 않았다. 울산시 중소기업협회와 소상공인협회에서도 아직 확인된 티메프 피해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수도권 기업들에 비해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는 업체수가 적고, 영세한 업체가 대부분이라 피해 사례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의 경우 개인의 소규모 피해가 있다는 건 확인이 되는데 상담 문의를 하는 등 아직까지 적극적으로 구제에 나선 사람은 많지 않다”며 “피해사례에 대해 상담 신청을 하면 구제 절차와 방법을 안내한다. 필요에 따라 적극적으로 활용해달라”고 말했다. 김은정기자·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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