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찾은 울산 남구 삼산동 의류매장 거리에는 여전히 반팔과 여름 셔츠 등이 전시돼 있다. 통상적으론 8월 중순부터 가을 상품이 전시장 중앙 무대를 차지하지만, 무더위가 지속되며 여전히 ‘폭염’에 어울리는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았던 탓이다.
한 의류매장 직원은 “원래 8월 중순쯤 되면 여름옷은 전부 들어가고 가을옷 위주로 수요가 변해야 하는데 폭염이 이어지다 보니 여름옷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 오히려 환절기 의류 매출이 10% 정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날 거리에는 흐린 날씨에도 반팔 소매 옷을 입은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밤낮 없이 이어지는 무더위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추석에 반팔을 입게 될 줄은 몰랐다’ ‘에어컨을 안 사고 버텨보려 했는데 여름이 끝나지 않아 결국 구매했다’는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울산의 한 대형마트 가전 매장에서는 여름이 지났음에도 에어컨 등 냉방기기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해당 매장의 에어컨 매출은 전년 9월 대비 올해 3배 이상 올랐다.
가을까지 이어진 폭염에 아이스크림 등 시원한 음식에 대한 수요도 여전히 많다.
울산 남구의 한 아이스크림 가게 매니저 정모씨는 “보통 여름이 지나면 수요가 급감하는데 올해는 9월이 지나도 소비자 수가 여름 수준으로 유지돼 8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발주를 넣는다”고 말했다.
올가을 폭염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울산기상대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의 울산 지역 기온은 최고 28~33℃, 최저 24~26℃로 지난해 같은 기간 최고 26~27℃, 최저 17~19℃에 비해 2~3℃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의류매장 관계자는 “기온 변화로 패션 시장에 ‘가을’ 분위기가 사라진 것 같다”면서 “결국 이런 변화가 실질적으로 환절기 의류 매출 감소에 영향을 줘 운영에 대한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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