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분수령 나흘 앞으로 고려아연-영풍·MBK 막판 수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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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분수령 나흘 앞으로 고려아연-영풍·MBK 막판 수싸움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4.09.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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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이를 저지하려는 고려아연 간의 신경전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번 분쟁의 승패를 가를 공개 매수 마감일인 다음달 4일까지 치열한 ‘쩐의 전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지난 26일 MBK가 고려아연 주식에 대한 공개 매수가를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올리자, 고려아연이 어느 시점에 대항 공개 매수 등 역공을 펼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MBK의 공개 매수가 상향에 따라 MBK가 투입해야 하는 돈은 3조6000억원 이상이다. 이를 방어하기 위한 고려아연의 필요 자금은 1조1300억원 이상으로 증가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MBK를 앞세운 영풍과 고려아연 간 경영권 분쟁의 수위가 연일 높아지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은 현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34.01%, 영풍 장형진 고문 측 33.13% 등으로 비슷한 상황이다.

영풍은 MBK와 함께 내달 4일까지 고려아연 지분 6.98~14.61%를 공개 매수한 뒤 회사의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MBK는 지난 26일 공개 매수가를 주당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13.6% 올렸다. 공개 매수 발표 이후 주가가 70만원 안팎으로 오르자, 기관투자자 등을 유인하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이와 함께 MBK는 영풍정밀 주식 공개 매수가도 주당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25% 상향했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갖고 있어 MBK측이 영풍정밀 경영권을 확보하는 경우 고려아연 의결권 3.7%를 차지할 수 있다.

이를 방어해야 하는 고려아연 측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MBK가 영풍정밀 인수에 성공하고 고려아연 지분을 최대 목표만큼 매수하면 고려아연 지분 49.59%를 확보하게 된다. 자사주를 제외한 의결권 기준으로는 50.82%로, 과반 의결권을 갖게 된다.

현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대항 공개 매수 카드를 비롯해 자금 조달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 회장측이 경영권 수성을 위해 확보해야 하는 지분은 최소 6% 수준이다.

MBK 측의 공개 매수가 상향에 따라 지분 6% 확보를 위해 주당 80만원에 대항 공개 매수에 나설 경우 필요 자금은 총 1조3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최 회장 측은 자금 확보를 위한 재무적 투자자나 전략적 투자자를 찾기 위해 일가(一家) 전체가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일각에서는 글로벌 사모펀드와도 조건을 조율하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여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편, 이날 고려아연 현 경영진과 영풍·MBK파트너스 간의 경영권 분쟁이 민·형사 소송 등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외신 보도를 두고도 양측이 공방을 벌였다.

지난 28일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에 대한 두려움으로 뜨거워지는 17억달러 규모의 경영권 분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고려아연은 보도자료를 내고 “WSJ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서구권과 각국 정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며 “WSJ은 MBK가 세계 최대 아연 제련소를 보유한 고려아연을 인수할 경우 미국 중심의 원자재 공급망이 중국에 의해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반면, MBK도 보도자료를 통해 “WSJ 기사를 왜곡한 고려아연의 보도자료에 심히 유감”이라며 “MBK를 중국계 자본이라고 매도하는 것을 넘어서, 해외 언론사의 기사까지 왜곡해서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고려아연 측의 비정상적인 홍보 형태”라고 반박했다. 전상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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