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울산, 청년에게 희망을]또래들과 어울리며 꿈을 찾고 용기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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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울산, 청년에게 희망을]또래들과 어울리며 꿈을 찾고 용기 얻어
  • 박재권 기자
  • 승인 2025.01.24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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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21년 1월부터 고립·은둔 중인 울산 청년 A씨가 울산청년미래센터의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모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인 파악이 먼저다. 대인 관계에서의 어려움, 직장 내 부적응 등으로 취업을 포기한 채 스스로 사회적 고립 상태에 빠진 청년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의 이야기부터 들어볼 필요가 있다. 그들이 왜 고립·은둔 생활을 택하게 됐는지, 다시 사회로 나오기 위해 어떠한 노력 등을 하고 있는지 등을 알아봤다.



◇자격증 취득에도 반복된 취업 실패

1999년생인 20대 울산 청년 A씨는 지난 2021년 1월부터 고립·은둔 중이다. 그는 군 생활 도중 타인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많이 받았다. 인간에 대한 신뢰도 잃었다. 이로 인해 현역부적합심사 판정을 받고 중간에 전역했다.

사실 A씨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에도 이러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몹시 말이 없고 내성적인 성격 탓에 친구들과의 관계 형성을 이뤄내지 못했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런 생활이 이어지면서 A씨는 외로움과 무기력함, 공허함 등을 느꼈다. 특히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부담감을 주는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까지 들었다. 스스로 다른 형제와 비교도 했다. 좋지 못했던 환경과 상황들이 계속 떠오르며 신체화 반응까지 발생했다. 잊으려고 노력도 해봤지만, 집중할 수 있는 활동이 딱히 없었다. 그가 사회와 단절을 택하기 시작한 이유다.

반복되는 부정적인 감정에 익숙해지면서, 이를 받아들이기로 한 A씨는 다시 사회로 나오기 위한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다만, 이 생활을 지속할 수는 없다는 판단 아래 집에서 공부해 디자인 계열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러나 자격증을 땄음에도 취업 등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구직 활동을 위해서는 포트폴리오나 PPT 등을 만들어야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몰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활동이 필요

좌절감에 빠져있던 A씨가 울산청년미래센터의 문을 두드리게 된 계기는 뉴스였다. 식사를 하던 A씨는 우연히 인터넷 뉴스를 통해 청년미래센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던 A씨는 용기를 내 청년미래센터를 찾았다.

A씨는 이곳에서 담당자나 센터 선생님들의 권유로 동아리, 특강, 캠프, 문화 체험 등 여러 활동에 참여했다. 다만, 특별히 하고 싶은 활동이나 취향, 성향에 맞는 활동은 없었다. 그는 여전히 이러한 활동들이 도움이 되거나 잘 맞다고 느끼고 있지 않다.

그러나 A씨는 청년미래센터를 꾸준히 방문하다 보니 타인과의 의사 소통 빈도나 대인 관계 형성적인 측면에서 향상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산업 디자인 관련 직종에 취업하겠다는 장래 희망도 생겼다. 향후 고립·은둔 생활에서 벗어나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 잡고 싶다는 욕구도 형성됐다.

A씨는 “다양한 경험과 좋은 추억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특히 편하고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하면 더 좋을 것 같다”며 “하고 싶은 일에 확신을 가지고 꾸준히 집중해 나간다면 취업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고립·은둔 청년들을 위해 우리 사회가 해야할 역할 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A씨는 “아직 우리 사회에는 강압적이고, 기회를 제한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일자리의 경우도 정규직 이전에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한 것 같다. 전공이나 희망 분야에 따라 더 심화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A씨는 고립·은둔 청년들을 위해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활동이 관계 형성에 더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A씨는 “목적 없이 편하게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청년 오프라인 커뮤니티가 없다”며 “결국에는 우리들을 밖으로 나오게 할 수 있는 자리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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