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일 울산 중구의 한 경로당. 울산에 11일째 폭염특보가 내려진 이날 기온은 한낮 35℃까지 치솟았다.
경로당에 모인 노인들은 내부 전등을 끈 채 선풍기 앞에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 경로당은 에어컨 5대, 선풍기 8대를 갖췄지만 전기요금 부담으로 모두를 동시에 가동하긴 어렵다.
경로당 관계자 A씨는 “올해는 이미 5월부터 냉방기기를 가동하기 시작했다”며 “건강을 위해 냉방기 가동이 필수지만 전기요금이 만만치 않아 일부 기기만 시간대별로 조절하며 사용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경로당의 여름철 한달 전기요금은 40만원에 육박하지만 냉방비 지원은 제한적이다. 국비는 7~8월 두달 동안 매월 16만5000원이 지급된다. 울산시는 6월부터 9월까지 시비 11만원을 추가로 운영비에 보태고 있지만 길어진 여름철 폭염에 비하면 부족한 수준이다.
A씨는 “해마다 여름이 빨라지고 또 길어지는데 지원은 여전히 7~8월 중심에 머물러 있다”며 “경로당마다 규모와 이용 인원이 천차만별인 만큼 단순 일괄 지급이 아니라 실질 수요를 반영한 차등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울산 관내 무더위쉼터로 지정된 경로당 및 노인복지시설은 6월 말 기준 730곳에 달한다. 전체 경로당은 845곳으로, 대부분 무더위쉼터 역할을 겸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며 쉼터 이용자 수는 지속해서 늘고 있는 추세지만 전기요금 부담으로 냉방 가동에 제약을 받는 곳이 적지 않다.
이에 고령자, 야외노동자 등 폭염 취약계층이 의존하는 무더위쉼터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전기요금에 대한 보다 실질적인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시 관계자는 “복지부 사업 가이드라인에 따라 7~8월 냉방비를 지급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구·군별 탄력적 운영도 가능하도록 안내하고 있다”며 “때 이른 무더위를 극복하기 위해 도로 살수 작업 조기 시행, 무더위쉼터 및 간선도로 그늘막 확대 등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폭염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주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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