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후 1년 이상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 비중이 증가하고, 근로 여건에 불만족해 첫 직장을 그만둔 청년도 늘고 있다. 미취업 청년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며, 그들의 미취업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고 있는’ 청년의 비율이 더욱 높아지면서 청년실업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통계청의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청년층 취업자는 368만 2000명으로 1년 전보다 15만 명 감소했다. 이에 따라 청년층 경제활동참가율은 49.5%로 0.8%p 하락했다. 졸업 후 1년 이상 미취업 상태인 청년은 56만 5000명으로 전체의 46.6%를 차지해 증가했다. 또한 3년 이상 미취업 청년의 비율은 18.9%로 더 커졌다.
미취업 청년 중 40.5%는 직업교육과 취업시험 준비를 하고 있지만, 25.1%는 ‘그냥 시간을 보낸다’고 답했다. ‘그냥 시간을 보낸다’는 청년은 지난해보다 0.4%p 상승했다. ‘그냥 쉬었음’이라는 응답은 청년들의 삶에 대한 심각한 불만족과 무기력감을 반영하는 지표라고 볼 수 있다. 지속적인 취업난과 불확실성, 근로 여건에 대한 불만, 부모 의존성 강화 등을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인 것이다.
울산의 청년 실업 문제는 더 심각하다. 울산의 청년 실업률은 올해 1분기 4.3%에서 2분기 7.5%로 급증하며 전국 평균(6.7%)을 초과했다.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 1분기 12.3%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감소세를 보였으나, 5분기 만에 다시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섰다.
울산의 청년실업 문제는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의 성장력 둔화, 공장 자동화 등 산업구조 변화로 취업 시장이 축소된 영향이 크다. 또한 미혼 청년들이 부모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증가하면서 취업 의욕이 약해진 요인도 있다. 동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울산의 미혼 청년 중 30%가 일하거나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고 있는’ 상태였다. 경제적 자립을 이루지 못한 채 부모와 함께 생활하는 ‘캥거루족’인 셈이다.
경제적 자립을 이루지 못한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취업을 통한 경제적 독립 의지가 약해지고, 이는 청년 실업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결국 이는 울산 지역의 고용 불안정성과 직결된다. 지역 경제의 지속적 발전과 청년층의 안정적인 고용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 청년들의 취업 기회를 확대하고, 자립적인 경제 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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