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가 울산의 노동 역사를 집약한 책자를 펴냈다.
이들은 1987년 노동자대투쟁을 열었던 현대엔진노동조합 설립일인 7월5일자로 <울산 노동 운동사 1·2>를 출간했다고 28일 밝혔다.
1권은 △일제강점기 노동 운동을 포함한 공업화 시기 이전의 노동 운동 △해방 후 87노동자투쟁 이전까지 공업화 시기 노동 운동 △87노동자대투쟁 시기 △1990년대 중반 신자유주의 시기 노동 운동 등 크게 4가지 시기로 구분해 서술했다. 여기에 노동 운동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역인 산별노조 운동과 정치세력화 운동을 별도의 장으로 구분했으며, 노동안전보건과 노동문화운동 등 부문운동도 별도로 구성했다. 2권 부록은 사진으로 보는 일동운동사, 가맹지부와 연맹 연혁, 열사평전, 해고자 자료 및 전 기간을 아우른 노동연표를 담았다.
이수원 집필위원장은 한국노동운동의 커다란 줄기인 울산 노동 운동에 대한 기록은 매우 드물었다며 2022년에 이르러서야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박준석 집행부가 일제강점기를 포함한 통사적 울산 노동 운동사를 정리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집필위원장은 간간이 출간된 저작이나 글들과 87노동자투쟁 30주년이 되는 2017년을 전후해 현대자동차 노조 등 대기업 노조 몇 군데가 단위노조 차원의 노동조합운동 기록을 정리한 것 말고는 울산 노동 운동 전체를 아우르는 이렇다 할 통사적 기록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책은 노동자대투쟁 37년과 민주노총 30년 이후의 전망과 과제에 대해서도 진단했다.
현재의 정세는 민주노조운동에 대해 진정한 혁신과 운동적 전환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유례 없는 혁신과 대전환을 이루기 위해선 기존의 지엽적이고 고루한 방식을 벗어나 대대적인 혁신과 비정규직 노동 운동 중심의 운동적 대전환을 이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귀족 노조 등 신자유주의 노동체제에서 민주노조 운동에 대한 이데올로기 공세가 매우 심각한 현재 상황에서 지역적 사회연대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며, 지역 현장에서 계급적 헤게모니를 회복하는 장기적 관점의 사회운동을 지역 노동조합이 시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편찬위원장인 최용규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장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노동 운동의 역사를 잊은 노동자들에게 노동의 미래는 없다”며 “울산 노동 운동 편찬의 의미는 30년 울산 노동 운동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그 소중한 교훈을 되새겨 노동 해방과 노동 중심의 새로운 세상을 건설해 나감에 있어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1987년 울산에서 시작된 노동자 대투쟁으로 전국에 민주노조가 들불처럼 번졌던 것처럼 이제 세상을 바꾸는 변화적 투쟁을 울산에서 다시 시작해보는 희망에 젖어본다”며 “노동이 존중받고 청년들에게 미래가 있고 여성과 소수자가 평등한 사회, 비정규직이 없는 모두가 평등한 새세상 건설을 향해 힘차게 투쟁하자”고 강조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