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땀샘 조절 자율신경계 과민 반응 원인
다한증은 체온 조절과 무관하게 손, 발, 얼굴, 겨드랑이 등 특정 부위에서 땀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분비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 질환은 땀샘의 활동이 과도하게 활발해져 발생하며 외부 자극 없이도 수시로 땀이 나고 멈추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계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인이 하루에 흘리는 땀의 양이 600~700㎖인 반면 다한증환자는 하루에 2~5ℓ의 땀을 흘린다. 이중 발에서 증상이 발현되는 환자들은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을 호소한다.
다한증은 크게 △국소적 다한증 △전신 다한증 △미각 다한증으로 분류한다. 또 발생 부위에 따라서도 구분되는데 △손발에 증상이 나타나는 수족다한증 △취침 시 땀이 많이 나는 도한증 △겨드랑이에 발생하는 액한증 등이 있다.
동천동강병원 흉부외과 박상섭 전문의는 “국소적 다한증은 특정 부위에만 땀이 과도하게 나는 형태이며, 주로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얼굴 등에 나타난다”며 “양 손, 발, 겨드랑이 등 대칭적으로 증상 발현이 되는 경우가 많고, 사춘기 무렵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 일차성 다한증의 대표적인 유형이다”라고 설명했다.
박 전문의는 또 “전신 다한증은 전신 또는 넓은 부위에 땀이 많이 나는 형태로, 수면 중에도 땀이 나는 경우가 많고 비대칭적으로도 발한증상을 보이는 이차성 다한증의 가능성이 높다”며 “미각다한증은 음식을 먹거나 생각만 해도 땀이 나는 증상으로, 주로 얼굴, 이마, 입 주변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다한증은 원인으로 분류하면 ‘일차성 다한증’과 ‘이차성 다한증’으로 나뉜다.
일차성 다한증의 주된 원인은 뚜렷하지 않지만 땀샘을 조절하는 교감신경이 필요 이상으로 활성화돼 땀이 많아지는 자율신경계의 과민 반응으로 발생한다. 박 전문의는 “대부분 국소적 다한증의 형태이며, 유전적 소인으로 증상 발현도 가능하다”며 “스트레스, 긴장 등 감정 변화에 따라 증상 악화가 되며 사춘기 전후로 발현해 성인기까지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이차성 다한증은 주로 다른 질환, 외상, 수술력, 약물, 호르몬 문제 등이 원인이 돼 생기는 다한증을 말한다. 박 전문의는 “이차성 다한증은 전신에 걸쳐 땀이 나는 경우가 많고 수면 중에도 발한 증상이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며 “비교적 성인기 이후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며 원인질환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인 따라 치료법 달라
다한증의 치료는 원인, 증상의 부위 및 정도, 환자의 생활 영향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크게 비수술적 치료(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박상섭 전문의는 “비수술적 치료에는 국소용 연고, 주로 염화알루미늄제제 연고를 도포하는 방법이 있는데, 사용이 간편하고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민감한 피부에는 자극이 있을 수 있고, 효과가 약한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또 “항콜린제, 베타차단제, 항우울제, 항불안제 등 경구약물을 복용하는 방법도 있으나 해당 약물의 정상적인 효능이 아닌 부작용에 기대한다는 점과 약물 복용에 따른 추가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해질 용액에 손, 발 등 증상 부위를 담근 후 약한 전류를 흘려 땀샘을 억제하는 이온냉동요법이라는 생활요법도 있으며, 주 2~3회 정도의 반복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발생하는 부작용은 없는 대신 시간이 오래 소요되고 중단 시 재발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수술에는 교감신경절제술이 진행되는데 땀이 나는 부위에 따라 절제하는 신경이 다르다. 이때 손, 겨드랑의 경우 흉부교감신경절제술이 진행되지만 발에서 발현되는 다한증은 요추교감신경절제술을 고려해야한다. 문제는 요추교감신경 주위에 주요 혈관, 신경, 요관 등이 지나가기 때문에 수술이 까다롭다는 것이다.
박 전문의는 “주로 흉강경 내시경으로는 손, 겨드랑이 부위 다한증을, 복강경 내시경으로는 발바닥 다한증에 매우 효과적이며 높은 치료 성공률을 보인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수술 후 절제된 신경의 복구가 어려우며 보상성 다한증이 동반된다는 단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기존 다한증 치료의 단점과 부작용을 최소화한 ‘고주파열응고술’도 사용되고 있다. 고주파열응고술은 흉강 내시경으로 교감신경을 확인한 후 고주파 열에너지를 이용, 통증에 관여하는 신경조직을 부분적으로 응고시키는 방법이다.
다한증을 완전히 예방하기는 어렵지만, 일상생활에서 발한을 줄이고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박 전문의는 “통기성 좋은 의류를 입고, 자주 샤워하는 습관, 맵고 뜨거운 음식 피하기, 명상, 요가, 유산소 운동 등 심리적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습관, 에어컨이나 선풍기로 체온을 조절하는 방법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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