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작지만 치명적인 멀티탭 화재…예방이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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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작지만 치명적인 멀티탭 화재…예방이 최선
  • 경상일보
  • 승인 2025.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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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재완 남울주소방서 예방안전과 예방총괄팀장

찜통더위가 계속되는 여름, 에어컨과 선풍기는 이제 필수 가전이 되었다. 냉방용 전자제품의 사용이 늘어나는 만큼, 전기화재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져야 할 때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전체 화재 3만7614건 중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는 총 1만588건으로, 전체 화재의 약 28%를 차지하며,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최근 5년간(2019~2023년) 발생한 아파트 화재는 총 1만4112건이며, 이중 여름철(6~8월)에만 4018건(28.5%)이 발생해 계절적 위험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최근 들어 멀티탭으로 인한 화재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 지난 6월 부산의 한 공동주택에서 멀티탭에서 발화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자매가 목숨을 잃었고, 7월에도 부산 기장군 아파트에서 2구짜리 멀티탭에 스탠드형 에어컨을 연결해 사용하다가 화재가 발생해 자매가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또 같은달 부산 만덕동 아파트에서도 전기기기 부주의로 화재가 발생, 모자가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이 세 사건은 공통적으로 노후 멀티탭을 과부하 상태로 사용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전기기기에 대한 부주의와 멀티탭의 과부하가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알려준다.

무더운 여름 냉방기기의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콘센트의 부족으로 인해 한 개의 멀티탭에 여러 개의 전자제품 플러그를 동시에 꽂는 일명 ‘문어발식 멀티탭 사용’이 빈번해진다. 이로 인한 전력 과부하에 따른 전선 과열과 합선은 전기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멀티탭은 대부분 소형 기기를 위한 것이며, 에어컨과 같은 고용량 전기제품을 하나의 멀티탭에서 다른 제품과 함께 사용할 경우 전력의 허용 용량을 초과해 단락, 합선, 발화로 이어질 수 있다. 멀티탭 화재를 막으려면 우선 에어컨, 전자레인지 같은 고출력 가전제품은 반드시 전용 회로와 벽면 콘센트에 직접 연결해야 하며 멀티탭 사용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부득이하게 멀티탭을 써야 할 경우에도 안전인증이 된 고용량 멀티탭을 선택해 반드시 다른 가전기기와 분리해 단독으로 사용해야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문어발식 멀티탭’ 사용은 전기 용량을 넘겨 화재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기기 여러 대를 한꺼번에 쓰면 많은 전류가 한곳으로 몰려 뜨겁게 달아오르고, 열이 쌓이면서 절연체가 녹아 합선이나 발화 위험이 커진다.

또 멀티탭도 수명이 있기 때문에 오래 사용해 표면이 누렇게 변색했거나 피복이 벗겨진 전선, 헐거워진 플러그 구멍 등 겉으로 드러난 손상이 있다면 즉시 새 제품으로 교체해야 한다. 바닥에 오래 두어 먼지가 많이 쌓인 경우에도 방전 등으로 화재 위험이 커지니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청소하는 것이 좋다. 사용하지 않는 전기기기의 플러그는 뽑아두는 습관도 필요하다. 대기 전력을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전기 흐름 자체를 완전히 차단해 잠재적 화재 위험 자체를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출이나 취침 전에는 쓰지 않는 고출력 전자제품(에어컨, 전열기기, 전기장판 등)은 반드시 플러그를 뽑아둬야 한다.

멀티탭이나 콘센트 주변에도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자주 청소하고, 플러그와 연결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하며, 사용 중 타는 냄새와 이상한 소리, 플러그의 흔들림이나 과열이 느껴질 때는 즉시 사용을 멈추고 교체해야 한다. 화재는 방심한 틈을 타서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하고, 전기화재는 특히 갑자기 번지면서 걷잡을 수 없는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멀티탭이 작고 익숙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가정과 직장에서 전기설비와 멀티탭 사용 습관을 다시 점검하고 올바른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멀티탭은 편리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라는 경각심을 가지고, 작은 실천이 큰 안전을 만든다는 사실을 꼭 잊지 말아야 한다. 작은 실천이 큰 안전을 만든다.

양재완 남울주소방서 예방안전과 예방총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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