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찾은 BNK경남은행 울산시청지점. 내부에는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대기 중인 시민들이 있는 한편, 더운 날씨를 피해 라운지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는 시민들이 있다. “은행이 동네 사랑방이 됐다”는 등의 시민들의 반응도 나온다. MG새마을금고 한 지점에서도 더위를 피한 시민들이 북적였고, 은행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부채를 연신 부쳐댔다.
이는 은행을 중심으로 지정된 ‘무더위 쉼터’ 덕분이다.
BNK경남은행은 울산을 포함한 전 영업점을 무더위 쉼터로 조성해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전 지점에 안내판을 부착하고, 영업시간 동안 시원한 에어컨을 가동해 시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특히 방문객들에게는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 개최를 응원하는 메시지와 ‘글로벌 우주 항공 수도 경남’ 등의 문구가 담긴 부채를 무료로 제공해 눈길을 끈다.
농협은행도 전 지점을 쉼터로 개방한다. 농협은 농촌과 도심을 아우르는 지점망을 갖추고 있어 도·농복합지역 거주 고령층 등 폭염 취약계층의 이용 편의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KB국민은행 등 시중은행도 쉼터를 가동했다.
무더위 쉼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은행 영업시간에 맞춰 운영된다. 일부 연장 영업 지점에서는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은행권은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8월까지 이용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추가 편의 제공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지난 4월 행정안전부와 시중은행이 맺은 ‘무더위 쉼터 이용 활성화 협약’의 일환이다.
전국 지자체가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경로당이나 복지관 등 특정 계층 중심 시설이 대부분인만큼, 은행권이 사회적 인프라 제공 차원에서 힘을 보탠 것이다. 은행 거래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차별화된 부분이다.
주민센터나 경로당처럼 특정 계층 중심으로 운영되는 기존 쉼터와 달리 은행 영업점은 대중적 접근성이 높고, 냉방이 잘 갖춰진 대기공간이 있어 도심 속 무더위 피난처로 각광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은행권의 움직임은 단순한 일시적 편의 제공이 아니라 사회공헌 활동으로도 의미가 크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짧게라도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은행을 편하게 찾아와 폭염을 피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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