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내수 부진까지 더해진 영향인데, 하반기 경기 전망도 어두워서 단기간에 뚜렷한 개선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3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울산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58%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0.38%)보다 0.20%p 껑충 뛴 것으로,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9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울산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팬데믹 이후 지난 2023년부터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해 왔다. 지난해 말부터는 정치 불확실성으로 내수가 심각한 수준으로 위축되고, 생산과 소비 모두 줄줄이 감소하면서 더욱 악화했다.
올해 들어서는 1월 0.39%를 기록한 이후 2월 0.38%, 3월 0.30% 등 줄곧 0.3%대를 유지했지만, 5월 들어 0.58%로 껑충 올랐다.
이처럼 울산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급등한 것은 미국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수출 감소, 내수 부진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2분기 들어 기업별로 수출 등 관세 영향으로 인한 성적표를 받아 들게 되면서 연체율이 상승했다.
한국무역협회 울산본부에 의하면 실제로 올해 상반기 울산의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4.5% 감소한 427억82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이 중 중소기업 계열화가 높은 자동차 수출은 전년대비 13.9% 줄은 124억4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울산 전체 수출액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32.3%에서 올해 상반기 29.1%로 30%대 아래로 떨어졌다.
울산을 비롯해 전국적으로도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국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2분기 말 중소기업 대출 평균 연체율은 0.50%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인 지난 1분기(0.49%)보다 0.01%p, 지난해 2분기(0.39%)보다는 0.11%p 올랐다.
예금은행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5월 말 기준 전국의 중소기업 연체율은 0.95%로 치솟았다. 지역별로 보면 부산이 1.57%로 가장 높았고, 서울 1.34%, 대전 1.17%, 제주 1.16% 등 순이었다.
이처럼 중소기업들은 대출금마저 갚지 못할 정도로 경영 상황이 악화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 조사를 보면, 중소기업들은 경영 애로(중복응답)로 ‘매출(제품판매) 부진’(61.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인건비 상승(35.2%), 원자재(원재료) 가격 상승, 업체 간 경쟁심화(25.1%)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달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수출업종과 도소매 등 경기민감업종, 건설업의 채무상환 능력이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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