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책방 넘어 문화플랫폼으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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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책방 넘어 문화플랫폼으로 진화
  • 정소미 인턴기자
  • 승인 2025.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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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남구 달동에 있는 독립서점 ‘책방 그럼에도’ 내부 모습. 독립서적을 주요 판매하는 곳으로 독서모임 등을 진행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오프라인 서점의 설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가운데, 울산에서 독립서점들이 좋은 반응을 얻으며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독립서점의 인기 속 책 읽는 문화도 다변화되고 있다. 단순히 글자를 따라가는 독서의 행위를 넘어, 책을 중심으로 한 체험과 소통, 지역 커뮤니티 기반의 문화적 흐름으로 변모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 독서율은 2021년 47.5%에서 2023년 40.2%로 크게 떨어지는 등 2017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성인 10명 중 6명은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한출판문화협회 ‘2024년 출판시장 통계보고서’의 ‘시도별 지역서점 수와 지역서점 소멸지역 및 소멸지위험지역 현황’에 따르면 2022년 2716개였던 지역서점은 2024년 2331개로 총 385곳의 서점이 문을 닫았다. 울산도 같은 기간 74개에서 62개로 줄었다. 울산은 2000년대 초까지 130곳이 넘었으나 절반 가량으로 급감했다.

이런 가운데 울산의 작은 책방 등 독립서점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활로를 찾으며 온라인 서점 시대에서 살아남고 있다. 독립서점은 대규모 자본이나 큰 유통망에 의지하지 않고 서점 주인의 취향대로 꾸며진 작은 서점을 말한다.

남구 옥동의 ‘책빵 자크르’는 책과 빵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이색 서점으로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곳은 작가와의 만남, 다큐멘터리 상영회, 체험형 독서 프로그램 등을 통해 아동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세대가 참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라경 대표는 “부모님 품에 안겨 처음 책방을 방문했던 아이들이 자라서 스스로 책을 고를 때까지 책방을 계속 운영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중구 성안동의 ‘책방 다독다독’은 그림책과 문학을 중심으로 한 독립서점이다. 최근에는 한국그림책출판협회와 협업해 도서관 및 학교에 실물 도서를 직접 선보이는 ‘그림책 수서전’을 개최했다. 이뿐 아니라 지역 독서 모임과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하며 지역 사랑방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남구 달동 ‘책방 그럼에도’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민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독서 모임은 물론 글쓰기 워크숍, 뜨개질 수업, 원작 도서 기반 영화 감상회 등으로 책을 중심으로 한 활동이 일상화돼 있다. 특히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진행된 ‘북크닉(book+picnic)’ 프로그램은 자연 속에서 책을 읽고 나누는 새로운 형태의 독서 문화를 제시했다.

이러한 실험들은 독립서점이 단순한 상점이 아닌, 관계를 맺는 문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독립서점의 지속 가능성을 지탱해온 공공 지원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울산 남구에서 시행 중인 ‘동네서점 바로대출 서비스’는 도서관에 없는 책을 동네서점에서 바로 대출해 지정 서점으로 반납하는 제도로, 2024년까지 1인당 월 6권이던 신청 한도가 2025년부터 월 3권, 연간 15권으로 축소됐다. 도서를 구매해 공공도서관에 반납하면 구매 비용을 환급해주는 ‘책값 돌려주기 사업’도 1인당 연간 6권으로 한도가 줄었다.

정소미 인턴기자 jsom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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