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북구가 여름방학을 맞아 전통과 인성교육을 접목한 ‘무룡서당’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 초등학생과 학부모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북구는 4일 관내 초등학교 1~2학년생 30명을 대상으로 2025년 1기 ‘무룡서당’ 첫 수업을 시작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오는 8일까지 5일간 진행된다. 사자소학을 중심으로 한 예절교육, 전통요리 만들기, 전통춤 배우기 등 체험 위주 강의들로 구성됐다.
오전 1교시 수업에서는 ‘사자소학’ 교육이 열렸다. 사자소학은 8세 전후의 아이들이 이전에 서당에서 배우던 부모에 대한 효도와 일상생활 규범등을 담은 기초교육서다.
학생들은 처음엔 서로 이야기하며 웅성였지만 “함께 따라해 보자”는 강사에 제안에 낯선 문장들을 낭랑하게 따라 읽기 시작했다.
또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강사의 질문에 번쩍 손을 들고 대답하기도 했다. 몇몇 학생은 어려운 한자에 집중하지 못하고 몸을 비틀기도 했지만 곧 다시 책을 펴고 단어 하나하나를 눈에 담았다.
전문 강사 엄윤미씨는 “옛날 이 또래 아이들이 배웠던 내용을 그대로 가져왔다”며 “당장 기억하지 못해도 삶에 남는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교시에는 북구 마실강사단이 진행하는 지역 역사교육이 이어졌다. 광복절을 앞두고 이날 강의는‘박상진 의사’를 주제로 진행됐다. 수업은 태극기와 무궁화의 유래를 짚는 것으로 시작해 박상진 의사의 생애에 대한 소개로 이어졌다. 수업 후반에는 아이들이 직접 태극기를 그려 엽서를 꾸미고 박상진 의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쓰고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다.
3교시 전통요리 시간에는 가래떡의 유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초콜릿과 초코펜으로 장식한 나만의 전통 디저트를 완성했다. 쉬는 시간마다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놀며 교류하는 모습도 이어졌다.
북구의 무룡서당은 지난 2009년부터 이어진 전통문화 체험 교육 프로그램이다. 사자소학은 매일 고정으로 운영되며 역사나 요리 등 나머지 프로그램은 날짜별로 바뀐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진 요즘 아이들이 전통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아 학부모들의 관심도 높다. 올해 1기 수업은 정원 30명을 채우고도 여전히 대기자가 6명이나 더 남았다.
북구 관계자는 “아이들이 전통문화나 지역 역사에 대해 접할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방식으로 접근하려 했다”며 “일상 속에 남아있는 전통문화를 계승은 물론 지역의 역사와 생활규범을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초등학교 3~4학년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2기 무룡서당 수업은 오는 18일부터 5일간 운영될 예정이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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