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중구 약사고등학교 3학년 교실. ‘수능 디데이 100일’이라는 시간표를 받아 든 수험생들은 EBS 교재와 모의고사 문제집을 푸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삼색 볼펜으로 오답노트를 열심히 적기도 하고, 타이머를 껐다가 켰다 하며 실전 연습에 나서기도 했다.
올해 수능은 2007년생 황금돼지띠 영향으로 고3 재학생 수가 역대급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을 앞두고 막차를 타려는 N수생까지 가세하면서 입시 경쟁은 어느 해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약사고 3학년2반 유나운 학생은 “기출문제 중심으로 실전 감각을 키우고, 오답을 다시 풀면서 부족한 개념을 보완하고 있다”며 “아직은 실감이 안 나지만, 날짜가 다가오면 무게감이 느껴질 것 같다. 친구들과 어른들이 많이 도와줘서 힘이 된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는 특히 의대 정원이 원래대로 돌아온 데다, 이과 학생들이 비교적 부담이 적은 사회탐구 과목을 선택하는 ‘사탐런’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다양한 변수가 얽힌 시험으로 평가된다.
약사고 3학년5반 하수민 학생은 “이과생이지만 사탐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해서 전략적으로 선택했다”며 “사람이 많아져도 1등급 비율은 똑같다. 평소대로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잘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김령주 3학년 부장교사는 “학생들은 자신이 지원하려는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꼼꼼히 확인하고, 선택과목에 집중해 마지막 점검을 해야 한다”며 “수능 최저를 맞추기 어려운 해가 될 수 있는 만큼, 지원 전략도 성적 안정권을 기준으로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수능을 100일 앞두고 정토사 등 지역 사찰과 성당 등에는 자녀의 수능 대박을 간절하게 기원하는 학부모들이 몰렸다.
학부모 최미진씨는 “3년 동안 정말 열심히 노력한 딸이 지치지 않고 안전하게 수능을 치를 수 있도록 빌었다”고 말했다.
지역 학원가는 여름방학 수능 특강과 9월 모의평가 준비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입시업계는 탐구 과목이 대입의 당락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사회·과학 탐구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탐런 때문에 과탐을 선택한 자연계생들의 수능 최저 등급 충족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등교한 뒤 정해진 시간 내에 문제를 푸는 연습을 최대한 많이 하며 ‘생체 시계’를 맞출 필요도 있다고 당부했다.
2026학년도 수능은 오는 11월13일 치러진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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