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찾은 울산 남구의 한 대형마트. 매년 여름이면 금세 동나던 모기향과 살충제가 진열대에 여유롭게 쌓여 있다. 반면 바로 옆 제습제 매대는 텅 비어 있다. 폭우가 몰고 온 습기에 제습제는 동났지만, 극한 폭염과 국지성 폭우로 개체 수가 급감한 모기 탓에 모기약은 제자리를 지키는 아이러니한 풍경이다.
실제 7월 모기 용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반면 냉감 베개·이불 매출은 15%, 제습제는 20%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변화는 편의점 업계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GS25는 2년 연속 6월 방충용품 매출이 7월을 앞섰고, 올해도 6월이 7월보다 12.7% 더 높았다. 세븐일레븐 역시 2년 연속 6월 매출이 7월보다 20% 높았다. 이커머스 업체들은 여름 행사에서 모기 퇴치제 대신 세탁세제·섬유유연제, 냉감 침구 등을 내세운 특별전을 확대하고 있다.
모기약 소비가 줄어든 배경에는 기상 조건 변화로 인한 모기 개체 수 급감이 있다. 올해 6월 한 달간 울산에서 채집된 모기는 1470마리로, 2023년(3729마리)보다 60.6%, 지난해(1920마리)보다 23.8%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유통업계는 여름 매출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모기약 매대를 줄이는 대신 냉감 침구와 여름용 간편식 매대를 확대하고, 장마철 수요가 늘어난 제습·세탁 용품 기획전을 강화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한여름이 모기약 성수기였지만, 이젠 방충용품은 초여름에만 팔리고 대신 냉감 침구나 여름 간편식이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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