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푸른 울산의 회복과 지속가능성의 새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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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푸른 울산의 회복과 지속가능성의 새 여정
  • 경상일보
  • 승인 2025.08.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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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형주 한국수자원공사 부사장

태화강은 산업화의 상징이자 울산의 회복력을 대표하는 강이다. 1960년대 이후 울산은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산업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대표 공업도시로 성장했다.

급격한 산업화는 국가 경제를 이끌었지만, 환경 파괴라는 뚜렷한 그림자를 남겼다. 태화강은 심각한 수질오염으로 생명력을 잃었고, 시민들은 대기와 수질오염 속에서 삶의 질 저하를 감내해야 했다. 경제적 풍요는 찾아왔지만, 시민의 삶은 오히려 황폐해졌다.

그러나 울산은 빠르게 방향을 전환했다. 성장을 넘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며 시민과 행정이 함께 생태복원에 나섰고, 그 결과 태화강은 1급수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났다. 이는 단순한 환경 정비를 넘어 지역사회가 지속가능성의 전환을 주도한 대표 사례가 됐다.

태화강의 회복과 함께 도시의 정체성도 변화했다. 울산은 더 이상 산업화의 속도만을 추구하는 도시가 아니라, 회복력과 포용성, 지속가능성을 향해 나아가는 도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 변화는 기업 등 지역사회 전반의 인식에도 영향을 줬다. 단순한 생산성과 재무성과만으로는 지역과 기업의 미래를 설명할 수 없게 됐고, 사회적 책임과 환경적 건전성이 새로운 경쟁력의 기준이 되고 있다.

특히 울산포럼은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플랫폼으로, 지역 중소기업이 ESG(환경·사회·거버넌스) 요소를 경영에 반영할 수 있도록 컨설팅과 역량 강화를 지원하며 새로운 시대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 흐름은 이제 전 세계로 확산됐다. 기후위기, 자원 한계, 사회적 불평등 등 복합 위기에 직면한 세계는 ESG를 새로운 생존 조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 전반에 걸친 지속가능성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필수 기준이 된 것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ESG 확산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협력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ESG 지표 전반을 진단하고 업종별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며, ESG를 성실히 실천하는 중소기업이 더 큰 기회를 얻을수 있도록 지원한다. ESG 우수 중소기업으로 인증된 기업에는 등록기술 심사에서 가산점을 부여하고, 신기술과 특허가 실제 사업에 적용되도록 돕는다. 또한, 동반성장위원회를 통한 금리 우대와 해외 진출 혜택도 확대하고 있다.

나아가 공공부문 전체의 ESG 수준 제고를 위해 공기업·공공기관 ESG 공시 가이드라인 마련에 참여하고, 실무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멘토링도 진행한다.

특히 물 복원 분야를 특화해 ESG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민간기업과 함께 추진 중인 ‘Water Positive’ 이니셔티브는 대표적인 협력 모델이다. Water Positive는 사용한 만큼의 물을 자연에 되돌려주는 활동으로, 재이용과 수질 개선을 통해 지속가능한 수자원 관리를 민·관·공이 함께 실현하는 기반이 된다. 장흥댐 신풍습지 개선 사업을 시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외로 협업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이는 국내 물복원 경험과 기술을 세계로 확장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21세기의 경쟁력은 속도와 효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성장 일변도의 과거 방식은 한계를 드러냈고, 우리 사회는 전면적인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서 있다. 울산은 이미 한발 앞서 변화를 시작했고, 이를 통해 우리 도시와 지역이 어떻게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2028년 울산에서 열리는 국제정원박람회는 태화강의 부활과 함께 이뤄낸 도시의 변화를 전 세계에 선보이는 무대가 될 것이다. 산업화의 거친 물살을 건너온 울산이 이제는 회복력과 지속가능성을 상징하는 도시로 자리매김 했음을 알리는 기회다. 울산은 산업화의 끝이 아니라, 인류가 나아갈 지속 가능한 미래의 출발점임을 세계에 증명하게 될 것이다

류형주 한국수자원공사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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