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기업 상반기 매출원가율 100% 상회 “팔수록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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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기업 상반기 매출원가율 100% 상회 “팔수록 손해”
  • 서정혜 기자
  • 승인 2025.08.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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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이미지(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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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 등 NCC(나프타 분해 설비)를 운영하는 울산지역 석유화학 기업의 올해 상반기 매출 원가율이 100%를 넘어서 제품을 팔고도 이익을 남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산업의 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가 장기간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영향이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24일 연합뉴스 의뢰로 최근 구조 재편 협약을 맺은 석화업체들의 반기 보고서를 개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반기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DL케미칼은 제외됐다.

조사 대상 업체의 올해 상반기 매출원가율 평균은 98.6%로 전년 평균(94.7%)보다 3.9%p 높아졌다. 매출원가율은 2021년 87.6%, 2022년 92.3%, 2023년 93.8% 등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매출원가율은 기업 매출액 중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로, 높을수록 기업으로선 이익을 내기 힘들다.

기업의 영업이익은 매출에서 원가와 판관비를 제외한 개념이어서 매출원가율이 99%에 육박했다는 것은 사실상 기업이 이익을 낼 가능성이 사라진 것이다.

특히 울산에서 NCC를 운영하는 SK지오센트릭은 지난 2021년에는 96.2%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101.0%로 100%를 넘어섰다.

대한유화도 2021년 91.1%에서 올해 100.5%로 크게 악화했다. 두 기업 모두 제품을 팔고도 이익을 한 푼도 남기지 못한 셈이다.

울산을 비롯해 조사 대상 업체 모두 상반기 적자를 기록했고, 총 적자 규모는 1조8000억원을 넘어섰다.

업체별로는 HD현대케미칼의 매출원가율이 107.3%로 가장 높았고, 이어 한화토탈에너지스 103.7% 등이었다.

이처럼 석유화학업계 매출원가율이 악화한 것은 석화업계 수익성 지표로 여겨지는 에틸렌 스프레드(제품과 원재료의 가격 차)가 좀처럼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 영향을 줬다.

업계에서는 통상 에틸렌 스프레드의 손익분기점을 t당 300달러로 보는데, 올해 2분기 에틸렌 스프레드는 t당 220달러 수준에 그쳤다.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 상승과 중국·중동의 증산에 따른 판매가 하락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런 외부 상황 외에도 국내에서는 원가의 60%를 차지하는 전기요금이 오르면서 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앞서 전력당국은 최근 산업용 전기요금을 2023년 11월, 2024년 10월 두 차례 인상했다.

고압A 기준 산업용 전기료는 2022년 1분기 105.5원/kWh에서 지난해 4분기 174.0원/kWh로 64.9% 올랐다.

이에 따라 업계와 지방자치단체가 위기 산단에 대한 한시적 전기요금 인하를 요청했으나, 이번 정부의 구조 재편안에는 이를 비롯한 보편적 지원안이 제외됐다.

업계는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구조 재편의 원활한 추진과 지역 위기 극복을 위한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선자구노력 후정부지원’ 방침을 밝혔기 때문에 업계도 뼈를 깎는 각오로 구조 재편에 동참할 것이지만, 지금의 한계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세제 혜택이나 금융 지원 등이 병행돼야 이 같은 노력도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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