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울산 지역 쌀(20㎏) 소매가격은 5만8700원으로 전월보다 2.1%, 평년보다 6.4%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3.3% 올랐다. 한 달 전만 해도 5만7000원대였던 가격이 6만원 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치 주재료인 배추값도 가파르다. 1포기 평균 소매가격은 7490원으로 전월 대비 32.8%나 올랐다. 양배추도 4490원으로 한 달 전보다 21.2% 뛰었다. 밥상에 자주 오르는 토마토는 ㎏당 5130원으로 전월 대비 15.6% 상승했다.
양파는 ㎏당 2360원으로 전월보다 8.7%, 평년보다 9.4% 비쌌다. 여기에 여름철 수요가 많은 복숭아(백도) 10개 평균 가격은 2만4800원으로 평년 대비 11.4% 올랐다. 소비자 체감 물가는 한층 더 무겁다.
울산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은 한 소비자는 “배추 한 통 값이 너무 올라 김치 담그기가 겁날 정도”라며 “쌀도 매번 오를 때마다 장바구니가 더 가벼워진다”고 하소연했다.
가격 급등의 원인으로는 기상 악화가 꼽힌다. 지난달 집중호우와 연이은 폭염으로 농산물 생육 환경이 크게 나빠졌고, 특히 배추와 양배추는 장마철 고온다습한 기후에 약해 산지 출하량이 급격히 줄었다. 쌀의 경우 벼멸구 피해와 도정수율 하락, 정부의 시장격리 조치가 맞물리면서 상승세를 키웠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3만t의 정부 양곡을 대여 방식으로 풀어 쌀값 안정을 시도하고 있지만, 농민단체는 “추석 이후 본격 수확기 물량이 쏟아질 때 가격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햅쌀이 본격 출하되는 10월까지는 쌀값을 비롯한 농산물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폭염·폭우가 반복되는 기후 불안정성이 앞으로도 농산물 물가의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라며 “소비자와 외식업계 모두 부담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사진=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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