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청년이 잇는 새로운 문화 네트워크: 울주청년문화잇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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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생각]청년이 잇는 새로운 문화 네트워크: 울주청년문화잇소
  • 경상일보
  • 승인 2025.08.2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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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잔디 울주문화재단 생활문화팀장

울산 도심에는 청년 인구와 문화 인프라가 밀집해 나름의 청년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반면, 공업단지와 농촌 마을이 공존하는 울주군에서는 도심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청년문화를 경험하기 쉽지 않다. 실제로 울주문화재단의 주민주도형 생활문화사업 ‘울주동네문화생활’에서도 청년 참여율은 다른 세대에 비해 낮은 편이다. 연중 계속되는 지역의 문화행사나 축제에서는 중장년층을 위한 트롯 공연이 빠지지 않지만, 청년이 원하는 문화 콘텐츠는 여전히 부족하다.

이 같은 현실에서 울주문화재단이 지난해부터 시작한 ‘울주청년문화잇소’ 사업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청년이 스스로 원하는 문화를 만들고 즐기며, 지역 사회 속에서 흩어져 있던 청년들의 관계망을 새롭게 형성해 갈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올해는 ‘커뮤니티 잇소’와 ‘놀거리 잇소’ 두 분야에 걸쳐 총 10개 청년팀이 선정되었다.

커뮤니티 잇소에는 △청춘트레일(울주 청춘트레일) △길:사이 △줍당(쓰담아트) △힐링 로그인(울주에 살어리랏다) △MBA(Move Begin Affect) △와글와글(향기를 따라 걷는 울주) 6개 팀이 참여한다. 이들은 울주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관계맺기, 환경보호, 감성 체험, 웰니스 활동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지속 가능한 청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청춘트레일 팀은 대운산과 간절곶에서 트레킹과 플로깅을 결합한 공동체 활동을 진행하고, 길:사이 팀은 범서읍 옛길을 탐방하며 역사와 풍경을 각자의 영상과 지도로 재해석해 공유한다. 놀거리 잇소에는 △리조이스(옹기, 다시 태어나다) △울산 두온(울림 프로젝트) △사부작 4부작(울산에서 취미활동) △문화를 잇다(모여봐요, 이밤리!) 등 4개 팀이 함께한다. 특히 리조이스 팀은 외고산 옹기를 제스모나이트 같은 현대적 공예 재료와 결합해, 옹기 파편과 폐자원을 활용한 트렌디한 업사이클링 창작을 시도한다. 울산 두온 팀은반구대 암각화, 자수정 동굴나라, 간절곶 등 명소에서 버스킹공연과 모루 인형과 향수만들기 등의 체험을 진행해 청년들의 예술적 감성으로 로컬 자원들을 새롭게 브랜딩한다.

전국적으로 청년을 문화기획자로 양성하는 사업은 많지만, 청년이 스스로 즐기고 싶은 문화를 직접 만들 수 있도록 격려하는 사례는 드물다. ‘울주청년문화잇소’사업을 처음 기획한 필자는 청년들에게 성과를 강요하기보다, 그들의 존재와 어울림 자체가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랐다. 이를 위해서는 청년이 원하는 놀이와 만남을 허용하는 너그러움이 필요하다. 자유롭게 그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열린 기회를 제공할 때, 비로소 청년만의 문화적 자율성이 싹들 수 있다고 믿는다.

‘잇소’라는 이름처럼, 이 사업을 통해 청년들이 서로를 잇고, 울주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며, 지역에서 청년들이 원하는 삶과 문화를 지속할 수 있기를 바란다.

김잔디 울주문화재단 생활문화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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