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2026년도 정부 예산안에 국비 2조7204억원을 확보했다. 이는 전년 대비 4.2%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울산시의 미래 발전을 책임질 신규사업 예산은 43.4% 증가한 1306억원이 반영된 것은 울산시가 그간 중앙부처를 상대로 꾸준히 발품을 판 성과라 할 수 있다. 또한, 울산 도시철도 1호선 건설과 울산외곽순환 고속도로 건설 등 계속 사업에 필요한 예산도 확보해 전반적으로 ‘무난한’ 국비 확보 성과로 평가된다.
2026년 국가예산 정부안 반영 현황을 분석해 보면 김두겸 울산시장이 직접 발로 뛰며 건의했던 3대 핵심사업이 모두 반영된 것은 자못 의미가 크다. AI 자율제조 검증센터, 스타트업파크, 카누슬라럼 센터는 지역산업 경쟁력 강화와 청년 창업, 생활체육 기반 확충에 각각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다. 이번 정부안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울산공약인 울산의료원과 반구천 세계암각화센터 건립 예산이 누락된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공공의료 확대를 위한 어린이 치료센터 특화 울산의료원 설립은 이 대통령 울산공약 1순위 사업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암각화의 가치를 보존·관리하고 국제적 연구와 교육·전시 거점을 마련하는 암각화센터 건립 관련 사업도 정부안 문턱을 넘지 못했다.
울산의 내년 국비 확보 전쟁은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다. 올 가을 정기 국회 심의 과정에서 미반영·축소 사업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치권 역시 당리당략을 넘어 지역의 미래를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
이에 시는 국회 대응 체제로 전환하고 지역 정치권과 긴밀히 공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예산정책협의회, 상주 캠프 운영 등의 전략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려면 치밀한 논리와 국가 전략과의 연계성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반구천 암각화센터와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 등은 울산만의 과제가 아니라 국가적 책임이라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이번 울산의 국비 확보 성과는 울산이 미래 전환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하지만 내년 정부 예산이 올해보다 8% 이상 늘어나는 역대급 확장재정 기조인 점을 고려하면 또한 아쉬운 부분도 있다. 내년 국비 확보가 사상 최대의 의미를 온전히 완성하려면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성과의 빛과 그림자를 직시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내는 것, 그것이 울산의 내일을 좌우할 진짜 시험대다.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