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정서학습(SEL, Social and Emotional Learning)은 학생이 자신과 타인, 그리고 사회와 관계 맺는 과정에서 필요한 사회적·정서적 역량을 기르는 교육 접근 방식이다. 점점 다원화되는 사회에서 서로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감정을 올바르게 표현하는 방식 또한 학습을 통해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청소년기에 가정 그리고 학교에서 어떻게 지내느냐에 따라 사회정서능력이 달라질 수 있다.
먼저 가정에서는 화목한 분위기가 기저에 존재해야 한다. 부모가 서로에게 따뜻하게 대하고 사랑을 나누어야 아이들도 따뜻함을 이해하고 나눠줄 힘을 기르게 된다.
밥을 먹더라도 오늘 있었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며 웃을 수 있고, 서로의 힘듦을 들어주며 공감할 수 있는 식사 자리가 되어야 한다. 아빠가 너무 권위적이고 술주정을 하거나 혹은 엄마가 욕설을 입에 달고 산다면 아이는 나쁜 것을 보고 배운다. 아이는 자신의 부모가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랑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사랑을 주는 것 또한 모른다. 아이는 가정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아이의 성격·성향이 부모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부모는 아이에게 따뜻한 사랑을 주는 것만으로도 분명 좋은 영향이 있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학교에서는 어떨까? 교사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 집 밖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학교다. 학교에서 교사는 학생을 관찰하고 대화를 하며 사회정서학습을 끌어내야 한다. 거창할 필요도 없이 반갑게 인사하며 학생의 감정을 살피며 대화하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학생의 감정을 파악하여야 한다.
학생의 기분이 좋아 보인다면 ‘무슨 좋은 일 있구나’ 하면서 학생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도록 기다려준다면 분명 학생은 오늘 있었던 좋은 일을 즐겁게 풀어줄 것이다. 스몰 토크(Small Talk)를 하면 학생과의 유대 관계를 쌓을 수 있고 학생은 자기 생각을 조금 더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다.
이것을 수업으로 녹여낸다면 토의·토론 학습 또는 프로젝트 학습이 된다. 학생과 학생의 대화를 유도하여 학습 내용에 대한 논의를 끌어내고 그 과정을 활동지에 적도록 한다. 문제를 혼자 해결하기보다 협력을 통해 더 좋은 결과를 끌어낸다. 교사가 학생에게 관심을 가질수록 사회정서학습은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개별 학생을 관찰하여 생활기록부에 기록한다면 학생의 특성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낯가림이 있는 학생에게는 천천히 다가가 힘든 것은 없는지 물어볼 수 있고 학습이 느린 학생에게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물어보고 그것을 학습과 연계시킬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육적 효과는 첫째, 학생의 정서적 안정과 사회성 발달이다. 인간관계를 유심히 들여다보면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는 학생이 있고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린 학생이 있다.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친구는 자신만큼 상대방을 배려할 힘이 있다. 기본적인 욕구가 결핍되어 있다면 거기에 매몰되어 친구를 살필 여유가 없다.
둘째, 학업 성취도 향상이다. 혼자 공부하여 성공하는 것은 재능이다. 하지만 같이 공부하여 성공하는 것은 능력이다. 개별 활동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조별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유의미한 결과물을 끌어내는 것은 중요하다.
셋째, 긍정적 학교 문화 조성이다. 학급은 하나의 유기체처럼 상호작용을 한다. 개별 학생들이 만드는 시너지들이 모여 학급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담임 교사가 분위기를 유도하기 위해 이정표를 안내할 수 있지만 결국 그 길을 걷느냐 안 걷느냐는 학생들의 몫이다.
따라서 교육 현장에서 SEL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 또한 연수를 통해 우연히 SEL의 개념을 알게 되었다. 학교 공동체가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해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관련 연수를 확장하여 많은 교원이 SEL의 필요성을 함께 하고 그것을 학생들에게 적용한다면 학생들은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
김영래 대현중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