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HD는 지난 4월부터 선수단 훈련장인 강동 축구장에 식재한 난지형 잔디가 완벽히 자리 잡았다고 2일 밝혔다.
북구 강동에 위치한 이 훈련장은 약 3만평 규모로 천연잔디 구장 2면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모기업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의 지원을 받아 품종 교체 작업을 진행해왔다.
난지형 잔디는 열과 습도에 강해 한여름에도 왕성한 생육을 자랑한다.
국내 축구장에서 널리 쓰이는 한지형 잔디보다 고온·건조한 기후와 병충해에 강하고, 뿌리 생육이 활발해 경기 중 발생하는 ‘디봇(패임 현상)’을 최소화하는 장점도 있다.
울산이 들인 신품종은 기존 한지형 잔디와 잎 모양과 밀도가 흡사해 선수단의 이질감도 적다는 평가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울산의 폭염 일수는 11일에서 23일로 두배 늘었고, 열대야 일수 역시 14일에서 23일로 크게 증가했다.
울산은 기후 변화 속에서도 안정적인 훈련 여건을 확보하기 위해 ‘난지형 잔디 식재’라는 선제적 시도를 택했다. 실제로 울산 선수단은 지난 7~8월 한여름 내내 강동구장에서만 훈련을 소화했으며, 잔디는 치열한 훈련에도 내구성을 유지했다.
지난달에는 한국프로축구연맹과 K리그 구단 관계자들이 현장을 방문해 국내 프로축구단 최초 난지형 잔디 도입의 성과를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과제도 남아 있다. 일조량이 줄고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는 겨울철 관리다.
울산은 오는 12월과 내년 2월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조별리그와 K리그 준비를 위해 국내에서 훈련을 이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 울산 사무국과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일본·두바이·미국 등 선진 시설을 찾아 겨울철 관리 사례를 학습했다.
또 잔디의 취약 시기에 다른 품종을 추가 파종하는 ‘오버시딩’ 기법 도입도 검토 중이다.
구단 관계자는 “난지형 잔디의 연중 관리 모델이 안정적으로 정착된다면, 추후 홈구장인 문수축구장으로의 확대 적용도 고려할 것”이라며 “기후 변화 시대에 선수단이 일년 내내 최상의 훈련 여건을 누릴 수 있도록 새로운 잔디 관리 모델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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