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울산 소비자물가지수가 3개월 만에 다시 1%대 상승률로 떨어졌다. 표면상 안정세를 보였지만, SK텔레콤(SKT) 해킹 사태로 인한 통신료 감면이 전체 물가를 눌러놓은 착시효과가 작용해, 실제로는 식료품과 생활서비스 가격이 잇따라 오르며 체감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동남지방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5년 8월 울산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2020년=100)는 116.38로 전년 동월보다 1.9% 상승했다. 이는 지난 6·7월 2%대 상승률에서 세달 만에 다시 1%대로 낮아진 것이다.
하지만 이는 통신료 인하에 따른 통계상의 착시효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SKT가 해킹 피해 보상 차원에서 8월 한달간 전 고객 요금을 50% 감면하면서, 휴대전화료가 전년보다 21.0%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공공서비스 요금 전체가 4.7% 내려가며 총 물가를 0.4%p 끌어내렸다.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오름세다. 식료품·비주류음료는 전월보다 2.8% 상승했고, 배추(80.8%), 토마토(39.7%), 사과(18.6%) 등 채소·과일 가격이 줄줄이 뛰었다. 음식·숙박비 역시 2.8% 올라 치킨, 커피, 생선회 등 외식비 부담이 늘었다.
품목 성질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7.3% 상승했고, 축산물(9.4%)과 수산물(7.9%)도 두 자릿수에 가까운 오름세를 보였다. 서비스 항목도 공동주택관리비(4.2%), 보험서비스료(16.3%), 개인서비스(2.9%) 등이 상승했다.
공업제품 역시 가공식품과 커피, 빵 가격이 오르며 전년 대비 1.9% 상승했다.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상수도료와 도시가스 요금 인상 여파로 0.8%p 올랐다.
한편, 전국 소비자물가도 같은 달 전년 동월 대비 1.7% 상승, 9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다만 통신료 인하 착시를 제외하면 2.3% 올라 13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농축수산물 물가는 4.8% 상승해 물가를 끌어올렸으며, 찹쌀·복숭아·돼지고기·쇠고기·고등어 등이 크게 올랐다.
정부는 “이상기후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만큼 먹거리 가격 안정을 위해 품목별 수급 점검과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