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찾은 현장에는 커다란 흙더미가 곳곳에 쌓여 있고, 성토에 사용되는 장비들이 주차돼 있었다. 일부 구간은 다져진 상태였지만 파헤쳐진 흔적도 남아 있어 작업이 더디게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사업 대상지로부터 약 200m거리의 아파트 주민들은 성토 과정에서 기름이 묻은 듯한 검은 흙이 반입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또 이 일대가 침수 취약지역이라는 점을 들어 성토 후 집중호우 시 소하천 범람으로 아파트 단지에 물이 유입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 주민은 “몇 년째 성토 작업이 이어지고 있는데 기름과 폐기물로 보이는 까만 흙이 농로를 타고 농지나 아파트로 유입될까 걱정된다”며 “비만 오면 물이 차는 지역이라 성토 작업으로 인해 범람한 물이 아파트를 덮칠까 무섭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현장에는 이들이 주장하는 까만색의 흙이 눈에 띄었다. 북구는 지난 8월 이 부분을 일부 채취해 현재 분석에 들어간 상태다.
반면 사업주들은 농지를 지키기 위해 성토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한 사업주는 “성토 전 토지가 낮아 비만 오면 물이 차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상태였다”며 “농사를 위해 불가피하게 성토를 하는 것인데 문제가 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민 요청에 따라 시험 발굴도 여러 차례 진행했고 문제없음을 보였지만 반대가 이어지고 있다”며 “그사이 장비 대여료만 늘어나 부담이 크다”고 덧붙였다.
북구는 해당 용지가 개발제한구역이 아니고 성토 높이가 2m 이하여서 법적으로 허가 대상이 아닌데다 위법한 내용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민원이 이어지자 사업주와 협의해 개발행위 허가 신청서를 접수하도록 했으며 현재 초안이 제출된 상태다.
북구 관계자는 “허가 의무가 없는 성토지만 민원이 이어져 사업주 측과 협의해 허가 신청서를 접수하도록 했다”며 “제도권 밖의 문제라 직접 개입할 수 없지만 이후에 혹 위법 사만이 확인되면 조치를 검토하고 재해 위험이 없도록 꼼꼼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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