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가 오는 2028국제정원박람회 개최를 앞두고 행사장 간 이동수단 확보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태화강국가정원을 중심으로 남산로문화광장, 삼산·여천매립장 등 주요 행사장이 분산돼 있는 만큼 관람객 이동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박람회 성공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시는 국제정원박람회 이동수단 확보를 위해 수상보트, 셔틀버스, 수상정원 형태의 보행교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2일 밝혔다.
관람객들이 편리하게 행사장을 오가는 동시에 울산의 자연환경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시는 태화강국가정원과 삼산·여천매립장을 연결하는 구간에 수상보트를 투입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강을 따라 이동하는 과정 자체가 전시의 연장선이 될 수 있도록 태화강을 체험할 수 있는 관광형 교통수단으로 기획했다.
시는 앞서 지난 6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승식을 열고 수상보트의 안전성과 운행 가능성을 점검한 바 있다. 시는 외부 위탁 운영이 아닌, 시 자체적으로 보트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트 운영 규모는 10여대로, 정원박람회 개막 이전부터 시범 운행을 시작하고 박람회 기간에는 운행 횟수를 대폭 늘려 관람객 수송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보트 운행의 관건은 선착장 조성 문제다. 콘크리트 고정식 선착장은 환경 인허가 절차가 까다로워 추진이 쉽지 않고, 부유식 선착장은 안전 위험성이 있다는 점에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시는 안전성과 비용, 친환경성을 모두 고려한 최적의 설치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남산로문화광장과 태화강국가정원을 연결하는 구간에는 수상정원 형태의 보행교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단순히 강을 건너는 통로가 아니라, 정원과 예술을 결합한 새로운 명소로 조성해 박람회의 상징 공간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보행교를 통해 시민과 관람객이 도보로 이동하면서 태화강의 경관과 정원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고, 박람회 주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동선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주변 자연경관과의 조화를 고려해 설계안을 마련해 박람회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도시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삼산·여천매립장과 태화강역을 연결하는 보행통로 조성 사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철도공단 소유 부지를 통과해야 하는 만큼 시가 예산을 부담하고 공단이 위탁 시공하는 방식으로 추진해 왔지만 공사비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불어나면서 사업 전반을 재검토하고 있다. 당초 60억원으로 시작한 공사비는 최근 200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추산됐다.
시는 당초 육교 설치 대신 지하차도 조성도 고려했지만, 지반 여건과 공사 기간, 추가 비용 문제 등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시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셔틀버스 운행을 준비하고 있다. 노선은 △태화강역→삼산매립장(입구)→박람회장 주차장→여천매립장(입구)→태화강역을 순환하는 방식이다. 전체 구간은 약 2.5㎞로, 한 바퀴를 도는 데 약 15분이 소요된다. 구간별 이동시간은 3~5분으로 짧아 관람객 이동 편의를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앞으로 철도공단과의 협의를 이어가는 한편, 수상보트·보행교·셔틀버스 등 다양한 방안을 조합한 복합 교통체계를 마련해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국제행사의 성공은 관람객 접근성 확보에 달려 있다”며 “현재 제시된 여러 방안을 비용 대비 효과, 안전성,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면밀히 비교·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민과 관람객 모두가 편리하고 안전하게 박람회를 즐길 수 있도록 최적의 교통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