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이 말은 단순한 격언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본질을 꿰뚫는 진리이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누군가의 품에 안겨 숨을 쉬고, 누군가의 눈빛 속에서 존재의 가치를 확인하며 살아간다. 인생은 결국 관계라는 그물망 속에서 이어지는 시간의 연속이다. 그래서 행복을 묻는 질문에 ‘무엇을 가졌는가’보다 ‘누구와 함께하는가’가 먼저 답이 되어야 한다. 행복은 소유의 열매가 아니라, 연결의 향기에서 피어난다.
하버드대학교가 75년에 걸쳐 진행한 ‘성인 발달 연구’의 결론은 단순했다. 건강과 장수, 그리고 삶의 만족도를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요인은 재산도, 명예도 아닌 ‘좋은 인간관계’였다. 외로움보다 연결, 고립보다 나눔이 인생을 더 길고 깊게 만든다는 것이다. 괴테 역시 이렇게 말했다. “왕이든 백성이든, 자기 가정에서 평화를 찾아내는 자가 가장 행복한 인간이다.” 결국 삶의 평안은 관계 속에서 자란다.
사랑과 신뢰는 거창한 선언이나 화려한 선물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한 마디의 따뜻한 격려, 말없이 건네는 눈빛, 아무 조건 없이 곁을 지켜주는 순간들 속에서 우리는 ‘내가 소중한 존재’라는 믿음을 얻게 된다. 그 믿음은 자존감을 키우고, 지친 날에도 다시 일어설 힘을 준다. 관계란 외로움을 덜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우리 존재를 뿌리부터 지탱하는 생명의 줄기이다.
그러나 좋은 관계는 기다림만으로 오지 않는다.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경청, 마음을 다한 배려, 거짓 없는 진심이 쌓일 때 비로소 꽃을 피운다. 말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함께하는 시간이며, 상대의 자리에서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그 마음이다. 빅토르 위고가 말했듯, “인생의 가장 큰 행복은 우리가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다. 우리는 모두, 존재의 의미를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순간을 갈망한다.
그렇다고 모든 관계가 가까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나를 지치게 하거나, 스스로를 잃게 만드는 관계라면 담담히 거리를 두는 것이 현명하다. 건강한 관계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의 공간을 존중하는 데서 시작된다. 진심으로 마음이 통하는 단 몇 사람만 있어도, 그 온기만으로 삶은 충분히 따뜻해진다.
고마운 사람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소소한 일상을 나누며, 오해는 바로 풀고, 함께 웃고 울며, 잘못했을 때는 진심으로 사과하는 일. 이런 사소하지만 깊은 행동들이 쌓이면 관계는 단단해지고, 그 온기는 우리의 하루와 마음을 데운다. 진심을 기뻐해 줄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인생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지금 이 순간, 곁에 있는 사람들을 떠올려보자. 그 얼굴과 목소리, 함께 나눈 시간들이 마음에 스미면 우리는 깨닫게 된다. 행복은 결코 혼자서는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을. 연결, 공감, 사랑. 이 세 단어는 결국 같은 말이다. 오늘 당신도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따뜻한 인사 한 마디를 건네보라. 그 한 마디가 누군가의 하루를 빛나게 하고, 당신의 마음에도 햇살 같은 온기를 남길 것이다.
정안태 '오늘하루 행복수업' 저자·울산안전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