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부울경) 지역에서 매년 800명 이상의 주민이 초미세먼지(PM2.5)로 목숨을 잃고 있는 것으로 연구됐다. PM2.5는 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로, 우리의 폐 깊숙이 파고들어 천식, 만성기관지염, 폐기능 저하뿐 아니라 협심증과 뇌졸중까지 유발하는 치명적인 1급 발암물질이다. 보이지 않는 침묵의 살인자 미세먼지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끊임없이 위협하고 있다.
UNIST 동남권 미세먼지연구·관리센터는 지난 5일 ‘정책 간담회 및 실무협의회 3분기 회의’에서 동남권역 미세먼지 건강영향평가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연구에 따르면 2015~2019년까지 5년간 동남권의 초미세먼지 노출 사망자 수는 4204명으로 추정했다. 이는 동남권 사망자 중 1.1%에 해당하는 수치로, 수도권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3위 중부권보다는 약 1300명이 더 많아 동남권의 초미세먼지 문제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심각했다.
연구 결과 동남권 내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과 사망 위험이 큰 지역이 다르게 나타났다. 부산 등 대도시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지만, 사망 위험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북 영양군, 봉화군, 영주시 등에서 크게 나타났다.
다행스러운 점은 이번 연구에서 초미세먼지 농도를 비롯해 초미세먼지 사망위험, 초미세먼지 기여사망자수 상위에 울산 지역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울산이 초미세먼지 안전지역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울산은 연구 기간인 2016년을 제외하고 4년간 초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나아가 2020년부터 2023년까지도 기준치를 웃돌았다. 이는 울산의 초미세먼지 개선을 위한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울산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산업공정에서 발생하는 배출가스와 자동차 배기가스, 항만 활동 등이 초미세먼지 농도를 악화시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 그런만큼 초미세먼지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향후 시민들의 건강과 생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초미세먼지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무고한 생명을 빼앗는 치명적인 살인자다. 이에 대한 대응은 시급하고 강력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초미세먼지로 인한 건강 피해를 최소화하기 정책적, 제도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 센터의 연구가 초미세먼지의 위협을 과학적으로 규명해 시민들의 생명을 지키는 대책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