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종종 기적을 기다린다. 하지만 진짜 기적은 요란하게 오지 않는다. 그것은 매일의 평범한 행동 속에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자리에서 자란다. 아침 운동, 한 줄의 글쓰기, 하루 10분의 명상, 묵묵한 업무. 그 단순한 반복 안에, 인생을 뒤바꾸는 힘이 숨어 있다. 기적은 특별한 순간이 아니라 꾸준히 반복하는 사람 곁에 머문다.
처음 자전거를 배웠던 날을 떠올려보자. 수없이 넘어지고 무릎이 까졌지만, 어느 순간 두 바퀴 위에서 균형을 잡게 된다. 이것은 단순한 기술 습득이 아니라 반복이 몸에 새겨진 결과다. 뇌과학은 이를 ‘신경가소성’이라 부른다. 운동선수나 음악가가 ‘몸이 기억한다’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는 반복적으로 하는 것의 총합이다. 그러므로 탁월함은 행동이 아니라 습관이다”라고 했다.
작은 성공이 반복될 때, 마음속 믿음도 함께 자란다. “나는 매일 해냈다. 그러니 내일도 할 수 있다.” 심리학은 이를 ‘자기효능감’이라 부른다. 이렇게 형성된 믿음은 더 큰 도전에 나설 원동력이 되고, 습관은 결국 나의 정체성이 된다. 매일 글을 쓰는 사람은 ‘작가’가 되고, 매일 걷는 사람은 ‘걷는 철학자’가 된다. 로버트 콜리어의 말처럼, “성공은 하루하루 반복된 작은 노력이 모인 결과”다.
생리학적으로도 반복은 강력하다. 반복된 성취는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고, 그 보상 신호는 다시 행동을 강화한다. 시간이 지나면 전두엽의 의식적 판단 없이도 습관이 자동으로 실행된다. 즉, 우리는 더 적은 에너지로 더 큰 성과를 내는 상태에 이른다. 노력하지 않아도 지속되는 흐름, 이것이 반복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런던대학 연구에 따르면 새로운 습관이 몸에 배기까지 평균 66일이 필요하다.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 66일이 인생을 바꾼다면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다. 말콤 글래드웰이 이야기한 ‘1만 시간의 법칙’도 같은 맥락이다. 하루 3시간씩 10년, 1만 시간의 반복은 한 분야의 진정한 전문가를 만든다. 성공은 재능보다 끈질긴 반복에서 비롯된다.
마이클 펠프스는 5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수영 훈련을 했다. 그의 금메달 23개는 재능보다 땀과 루틴의 결과였다. 피카소는 평생 5만점의 작품을 남겼지만, 명작이라 불리는 것은 극히 일부다. 그러나 그는 알았다. 명작은 우연이 아니라 매일 붓을 드는 손끝에서 태어난다는 것을. 앤젤라 더크워스의 말처럼, 재능이 아닌 끈기가 위대한 것을 만든다. 반복은 재능을 능가한다.
좋은 삶을 원한다면, 좋은 루틴을 만들면 된다. 작은 습관 하나가 인생의 궤적을 바꾸고, 사소한 반복이 미래를 결정한다. 결국 삶의 질은 내가 매일 무엇을 반복하느냐에 달려 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사소한 행동이라도 괜찮다. 그 작고 조용한 걸음이 우리를 성공으로, 성숙으로, 그리고 기적 같은 내일로 데려다줄 것이다. 반복은 삶을 바꾸는 가장 조용하고도 위대한 힘이다.
정안태 '오늘하루 행복수업' 저자·울산안전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