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울산공업축제가 오는 16~19일 태화강 국가정원과 도심 전역에서 열린다. ‘최강! 울산’을 비전으로 내건 이번 축제는 산업도시 울산의 정체성과 시민의 자긍심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다. 1967년 첫 개최 이후 산업화의 상징으로 자리했던 공업축제가 한 세대의 부침을 거쳐 되살아난 지 3년, 올해 행사는 그 자체로 산업도시 울산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이정표라 할 만하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이번이 공업탑에서 출발하는 마지막 거리퍼레이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울산시는 2029년 개통을 목표로 수소 기반 노면전차(트램) 도입을 추진하며, 교통체계 개편 과정에서 공업탑로터리를 평면교차로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울산 산업화의 상징인 공업탑의 존치 여부가 논의되고 있다. 특정공업지구 지정을 기념해 1967년 세워진 공업탑은 ‘산업수도 울산’의 출발점이자 시민 기억의 중심이었다. 그 상징물에서 시작되는 퍼레이드는 노동과 땀을 기리는 의식이자 도시의 뿌리를 잇는 행위였다. 올해 거리행진은 지난해보다 400m 연장된 1.6㎞ 구간에서 진행된다. 현대자동차, HD현대중공업, SK, S-OIL, 고려아연 등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과 5개 구·군이 함께하며 산업도시의 위용을 선보인다.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열리는 개막식은 AI 체험관, 미래박람회, 대형 정크아트 등 첨단기술과 청년문화가 결합된 프로그램으로 채워진다. 산업 중심의 축제가 이제는 시민과 청년이 주체가 되는 ‘미래 도시 축제’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산업·에너지·AI를 핵심축으로 하는 울산의 미래 전략이 시민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구현된 점은 의미가 깊다.
축제의 피날레는 본사가 주최하는 ‘2025 울산불꽃축제’다. 마지막 날인 19일, 울산 12경 중 하나인 강동몽돌해변에서 펼쳐지는 대형 불꽃쇼와 1000대 드론의 연출은 산업수도 울산이 ‘AI수도’ ‘문화수도’로 도약하는 미래 비전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반구천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를 축하하고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의 성공을 기원하는 메시지도 함께 담긴다. 산업과 생태, 문화가 하나로 엮인 상징적 장면이 될 것이다.
울산공업축제는 산업유산을 기억하며 미래를 설계하는 도시의 자기 선언이다. 산업화의 상징이 사라지는 자리에서 새로운 기술과 문화의 도시가 태어난다. 공업탑에서 시작된 행진과 강동몽돌해변의 불꽃은 그 변화를 증언하는 두 장면이다. 산업도시 울산의 자부심은 여전히 뜨겁고, 그 불꽃은 미래를 향해 타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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