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6일 개막하는 울산공업축제가 성큼 다가왔다. 올해 공업축제의 슬로건은 ‘울산이 대한민국입니다’이고, 비전은 ‘최강! 울산’이다. 우리나라 산업수도에서 ‘AI(인공지능) 수도’로 나아가는 울산의 정체성을 담았다고 할 수 있다.
한적한 소도시였던 울산은 1962년 우리나라 최초의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돼 공업입국, 산업보국의 기치를 실현한 곳이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며 폐허가 됐던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기까지 울산의 역할은 지대했다.
전국 7대 도시로 성장한 울산에는 세계 최강의 조선소가 있다. 단일공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공장이 위용을 더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대규모 석유화학단지와 비철금속 공단도 있다. 2차전지 산업 등 신산업도 탄력이 붙고 있다. 국내를 넘어 지구촌 최강 수준의 기업들이 적지 않다.
특히 몇 달 전에는 국내 최대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고, 그 기공식을 가졌다. 이를 바탕으로 산업수도에 이어 AI 수도를 기약하고 있다. 앞으로 AI 산업이 미래성장을 주도하고, 울산이 그 중심에 설 것이라는 상상만 해도 참으로 가슴 벅찬 일이다.
울산은 이제 데이터센터를 주춧돌 삼아서 전 주기에 걸친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끊임없이 거론되는 지방도시의 인구소멸이라는 현실적 난관을 극복하고, 대반전을 이루는 또 다른 성공사례가 될 수 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전 세계 개발도상국들의 ‘롤 모델’이다. 다른 나라의 식민지배를 받다가 선진국으로 진입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최초이다. 먹거리가 없어서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다가 이제는 지원해주는 나라로 성장한 것도 최초이다. 이를 앞장서 이끈 도시가 울산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울산은 또 지난 7월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됨으로써 세계인의 보물을 보유한 도시가 됐다. 약 7000년 전부터 울산에 살던 선조들이 남긴 바위 그림과 문양 등이 국제사회로부터 보물 중의 보물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그 문화적 가치는 이루 열거하기도 힘들 만큼 엄청나다.
울산은 또 3년 뒤 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해 세계적인 생태정원도시로 거듭날 전망이다. 태화강이 죽음의 강에서 생명의 강으로 되살아나고, 그 주변의 버려진 땅이 전국 두 번째 국가정원으로 탈바꿈하고, 폐기물매립장이 생태공간으로 되살아난 현장을 세계만방에 과시하게 될 것이다.
올해 공업축제는 울산의 과거(공업), 현재(산업), 미래(AI)를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또 유구한 역사문화도시이고, 자원순환형 산업도시이자 생태정원도시라는 점도 부각하게 된다. 이러한 울산의 특별한 정체성을 널리 알리면서 시민 모두가 즐기고 흥겨워하는 축제를 표방하고 있다.
공업축제가 처음 열린 1967년 당시 울산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였다.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거리가 매우 부족한 시기였지만 온 시민이 공업축제를 준비하고 만들고 즐겼다. 공업축제야말로 도시의 정체성을 가장 잘 살리고 구현하는 울산의 자부심이요, 자랑거리라 할 수 있다.
2년 전, 35년만에 부활한 공업축제에 수많은 시민들이 박수를 보냈다. 지난해 공업축제에는 연인원 10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다채로운 축제 현장을 찾았다. 그야말로 울산의 기업과 근로자, 시민 등 울산사람 모두가 참여하고 즐기는 축제이자 대화합의 장으로 거듭났다고 확신한다.
올해 공업축제를 앞두고 지난해의 대성황이 다소 부담이 되는 것은 숨길 수 없다. 하지만 복고풍의 콘텐츠에 더해 첨단기술과 젊은층 프로그램을 보강하면서 더욱 촘촘하고 알차게 준비하기에 지난해 이상의 호평을 받을 것으로 의심하지 않는다.
개막 이후 나흘동안 펼쳐질 올해 울산공업축제가 ‘꿀잼도시’는 물론 산업과 문화, 일상생활이 풍요로운 ‘꿈의 도시’를 앞당기는 촉매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 최강 울산에는 위대한 울산사람이 있고, 그 열정과 자부심이 공업축제의 근간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김철 울산공업축제 추진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