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방사능 물질과 방사능 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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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방사능 물질과 방사능 오염
  • 경상일보
  • 승인 2025.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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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황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방사선이란 높은 에너지의 전자파 또는 입자선의 총칭이다. 방사선은 단파장의 전자파인 X-선이나 감마선, 그리고 고속의 헬륨원자핵 흐름인 알파선과 전자의 흐름인 베타선이 있다. 방사능의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베크렐, 그레이, 시버트가 사용된다. 베크렐은 핵종이 붕괴되는 양의 단위이고, 그레이 단위는 시버트 단위와 마찬가지로 흡수선량을 표시하지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표시하는 시버트 단위가 주로 사용된다. 한 예로, 10~50시버트 정도의 피폭의 경우, 90% 이상이 사망에 이른다. 이 단위들 외에도 큐리, 렘, 레드 등 오래 전에 사용된 단위도 있다.

방사선은 자연계 도처에 발생원이 있다. 우리는 어디에 있어도 방사선으로부터 완전하게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원래부터 지구에 포함되어 있던 자연방사성 핵종(우라늄, 토륨, 칼륨-40, 라돈 등) 중에 대표적인 것은 라돈이다. 라돈은 흙과 암석으로부터 나오는 무색무취의 기체로 지하실이나 밀폐된 공간에 축적될 수 있다. 전체 자연 방사선의 약 43%를 차지하는 라돈은 폐암 위험을 증가시킨다. 칼륨-40은 음식물과 인체 내에도 존재한다. 이들 방사성 핵종은 붕괴와 생성이 자연계 내에서 균형이 잡혀 있어, 거의 일정 농도를 유지하고 있다. 자연 방사선량은 연간 약 2밀리시버트 수준이다.

이들 외에도 우주선 작용에 의해 안전한 핵종이 방사성 핵종이 되는 것도 있다. 트리튬(삼중수소)이나 탄소14 등이 있다. 트리튬은 인공적으로도 생성되기 때문에 자연에서 그 농도가 증가하고 있다.

인위적 노출의 대표적인 것은 의료 영상(X선, CT검사, PET검사) 진단과 방사선 치료가 있다. 일터에서 직업 특성상 추가로 방사선에 노출되는 경우로는 원전 종사자, 방사선 연구원, 항공기 승무원 등이 있다. 이들은 피폭 한도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으나 최근 우주방사선에 자주 노출되는 항공 승무원들이 받는 방사선량이 연간 약 3.79시버트라고 하는 보고서가 있다. CT검사는 1회에 약 2밀리시버트로 X-선의 10배 수준이다.

여기에 핵병기와 원자력 발전에 의한 인공 방사성 핵종이 있다. 우라늄235에 중성자를 충돌시키면 자연 붕괴와는 다른 형태로 연쇄적 핵분열 반응이 일어난다. 이 때 질량 감소가 일어나며, 이 소실되는 질량이 아인슈타인 관계식(E=mc2)으로 주어지는 막대한 양의 에너지로 변환한다. 이 엄청난 에너지를 평화가 아닌 인간 살상용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수많은 핵폭발 실험을 마구잡이로, 경쟁적으로 실행하였다. 1945년 이후 약 2000여회의 핵실험이 있었고, 이 중 대기권에서의 핵실험이 528회이다. 이를 통해, 지구를 통째로 날릴 수 있는 핵무기를 얻었다.

핵실험으로 환경 속에 퍼진 방사능 물질에 의한 실효선량은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70억명의 인류 한 사람당 연평균 0.11~0.15밀리시버트(1962~1963년)였다.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의 방사선량이라야 나타나는가 하는, 소위 문턱값이 있는가에 대한 결론은 아직 없다. 그러나 생체 분자의 화학적 변화는 방사선 선량에 비례하여 증가하기 때문에, 아무리 약한 방사선일지라도 전혀 영향이 없다고 보긴 어렵다.

그래도 세상은 아직도 핵무기 경쟁을 하고 있다. 지난달 말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전군 지휘관 회의에서 핵무기 개량화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아마도 전술핵의 현대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사용 연한이 다 되어가는 핵무기의 신규 교체와 유연하게 사용 가능한 전술핵무기의 역할을 증대시킬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또 다른 핵무기 경쟁이 있겠다.

원전 사고는 물론, 핵병기 마련이나 사용에 의한 방사성 물질의 방출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수백만년 전부터 받아왔던 자연 방사능에 더해지는 인위적 방사능 물질로 인한 억울한 죽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

허황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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