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연은 지난 6월 중순 시합에서 크게 넘어지며 무릎이 찢어지고, 펜스에 부딪혀 골반에 염증까지 생겼다.
그는 “부상으로 8월까지 아예 운동을 못했다. 주사 치료가 너무 아파서 울면서 맞았다”며 “단체전 출전도 어려워지고, 함께 운동하는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커서 회복 뒤에는 정말 죽을 힘을 다해 훈련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도 금메달을 땄지만, 이번 메달은 의미가 남달랐다. 부상을 딛고 대회 신기록을 세운 날, 감격의 눈물을 쏟느라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김희연은 “작년에 비해 올해는 처음부터 자리다툼이 치열했다. 덕분에 페이스가 올라가면서 좋은 기록이 나왔다”며 “제외 1만m는 트랙 50바퀴를 도는 지구력 경기다. 남은 바퀴 수가 줄어드는 걸 보면서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빨리 금메달 따고 싶다는 벅찬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막판 스퍼트를 크게 치고 나가 압도적인 1등을 하고 싶었는데 잘 안돼 아쉽지만, 늘 순위권 밖이었던 5000m포인트 경기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게 돼 기쁘다”며 “주종목이 아니라 전략이나 준비가 부족했지만 결과가 나와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이 흘린 땀만큼 성과가 돌아온다고 표현했다. 고된 훈련을 버티는 악바리 근성과, 스스로 얻은 자신감이 묻어났다.
김희연은 “훈련은 힘들지만 노력한 만큼 실력이 오르는 걸 몸으로 느끼면서 더 열심히 운동하게 됐다”며 “누구보다 롤러라는 종목을 진심으로 대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서미경 코치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김희연은 “실수할 때마다 힘들어하고 일희일비하는 편인데, 코치님이 6년째 멘탈을 관리해주고 있다”며 “울산에는 실업팀도 없고 기술 훈련 환경도 부족한데, 코치님이 배울 기회를 만들어주셨다.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고등학교 마지막 체전을 마친 김희연은 롤러 실업팀이 없는 울산을 떠나 타지역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고등학생 때 잘했던 선수들도 실업팀에 가면 훈련량이 줄어 기량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나는 오히려 훈련 강도가 높은 팀에서 경험을 쌓아 20살부터 실업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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