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우의 新우시산국(23)]세계산악영화제 10년 무엇을 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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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우의 新우시산국(23)]세계산악영화제 10년 무엇을 남겼나?
  • 경상일보
  • 승인 2025.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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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우 전 UBC 울산방송 보도국 선임기자·다루미디어 대표
▲ 이달우 전 UBC 울산방송 보도국 선임기자·다루미디어 대표

필자는 최근 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경남 고성군을 다녀왔다.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엄홍길 전시관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깔끔한 건물에는 국내 최초로 히말라야 16좌를 완등한 산악인 엄홍길 대장에 관한 기록들이 일목요연하게 전시돼 있었다. 고산 원정에 사용했던 장비와 의류, 사진, 훈·포장이 잘 정리돼 있었고, 등산 배낭 싸기 체험과 등반 지식을 알려주는 코너는 아주 인상 깊었다. 비록 엄대장은 고성에서 세 살까지밖에 살지 않았지만 한국 산악계를 대표하는 인물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한 고성군의 관광정책에 큰 박수가 저절로 나왔다. 전체 인구 4만7000명, 재정자립도가 10.3%에 불과한 고성군의 지역 경제를 살리려는 간절함과 절실함이 엿보였다.

그렇다면 지난 10년간 거액의 예산을 쏟아부어 세계산악영화제를 치러낸 울산에는 지금 무엇이 남아있을까?

지난 9월 치러진 제10회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의 방문객수는 전년대비 30% 증가한 7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세계 3대 산악영화제’수준으로 향상됐고 ‘한국형 산악영화제’로 정체성을 공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경남 고성군에 있는 산악인 엄홍길 전시관 전경.
▲ 경남 고성군에 있는 산악인 엄홍길 전시관 전경.

하지만 이같은 다소 자의적인 평가가 가슴에 크게 와 닿지 않는 것은 왜일까? 산악영화제가 울주군만의 행사로 느껴져 전체 시민들이 체감하기엔 거리감이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동안 매년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국·내외 유명한 산악인들을 불러 모으고 수많은 산악 다큐가 상영됐다. 그러나 정작 우리의 자랑거리인 영남알프스를 심층적으로 다룬 다큐가 얼마나 상영됐는지, 또한 투자한 예산 대비 실제적 흥행 수익은 얼마나 되는지 의문 투성이다.

또한 복합웰컴센터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산악문화관 테마전시실에 설치된 자료들은 탐방객들의 산악관광 욕구를 충족시키기엔 너무나 허접하다. 영상체험관에도 산악영화제 수상자들에 관한 자료와 서적, 소장품들만 극소수 전시돼 있어 아쉬움이 크다. 이 때문에 지역 등산 애호가들에겐 불만이 터져나온다. 울산에서도 수많은 산악인들이 역경과 고난을 딛고 해외 고산 원정을 통해 탁월한 기록을 세웠는데도 그들에 대한 전시물은 전혀 볼 수가 없다.

차제에 복합웰컴센터를 지역 산악인들의 원정 기록과 장비들을 한데 모아 볼 수 있는 ‘산악 문화 전시관’으로 탈바꿈 시켰으면 하는 건의를 해본다. 이럴 경우 지역의 청소년들이 울산에 대한 자긍심도 갖고 도전 정신을 키우는 공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달우 전 UBC 울산방송 보도국 선임기자·다루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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