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이야기꽃>은 울산소설가협회(회장 김태환)가 울산문화관광재단의 지원을 받아 발간한 세번째 앤솔러지 소설집으로 참여한 작가는 강 미, 강이라, 강정원, 권비영, 김태환, 김화순, 류미연, 박마리, 서찬임, 심은신, 이경숙, 이양훈, 이호상, 임은영, 전혜성, 정정화 등 모두 16명이다. 수록된 작품은 모두 원고지 30매 내외의 짧은 소설이다.
이번 소설집은 ‘울산의 강’ ‘울산의 바다’ ‘울산의 산’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나누어 울산의 자연과 공간을 배경으로 한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담았다.
‘울산의 강’ 섹션에서는 태화강이 중심 무대로 등장한다. 강이라의 ‘뱃놀이’는 태화강 둔치에서 패들보드를 타며 잠시나마 자유를 만끽하는 노년의 어머니와 딸의 하루를 따뜻하게 그렸으며, 심은신의 ‘품고 흘러서’는 치매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가 태화강을 보며 위안을 얻었던 삶을 되짚으며, 강에 투영된 어머니의 희생을 이해하는 딸의 시선을 담았다.
이경숙의 ‘두 사람’에서는 과거의 상처를 가진 주인공이 태화강변에서 조정경기를 보며 오염됐던 강이 정화되듯 자신도 치유될 수 있다는 희망을 얻고, 이호상의 ‘사자(死者)의 뱃삯’은 태화강을 오가는 뱃사공의 시선으로, 억울한 죽음을 맞은 젊은 여성의 관이 강을 두 번 건너야 했던 비극적인 사연을 풀어낸다.
‘울산의 바다’에서는 다양한 해변과 포구가 저마다의 사연을 품는다. 권비영의 ‘내 이름 부르지 마’는 울산의 유적지를 탐방하는 동창 모임 ‘울향’을 배경으로 회원들 간의 미묘한 관계와 갈등을 보여준다. 김화순의 ‘몽돌’은 주전 몽돌해변의 몽돌이 화자가 되어, 자신을 주워 온 소년의 성장통을 지켜보며 자신의 탄생과 여정을 이야기하는 독특한 작품이다.
박마리의 ‘그 여름의 바다’는 주전 몽돌해변에서의 사고로 트라우마를 겪는 아내와 그 곁을 지키는 남편의 이야기를 통해 상처와 회복의 과정을 그렸다. 서찬임의 ‘두 개의 바다’는 남편의 사고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주인공이 딸과 함께 슬도에서 해루질을 하며 삶의 희망을 되찾는 과정을 담담하게 담았다.
‘울산의 산’을 주제로 한 작품들은 산이 품고 있는 역사와 전설,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내면을 비춘다. 강 미의 ‘은사시나무 아래’는 문수산의 시점에서 교장과 기간제 교사의 위태로운 관계와 파국을 관망하며, 비극적인 선택의 기로에 선 인간의 모습을 그린다.
김태환의 ‘토우 달린 굽다리토기’는 다운동 고분군에서 국보급 토기를 도굴하려는 세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욕망을 엿본다. 정정화의 ‘꽃을 감춘 산’은 뇌종양으로 쓰러진 어머니를 위해 화장산의 전설에 기대어 기도하는 딸의 간절함을 통해 가족애와 희망을 이야기한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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