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정책의 일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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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칼럼]정책의 일관성
  • 경상일보
  • 승인 2026.02.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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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천 울산대 신소재·반도체융합학부 교수

우리나라 역사에서 국가 주도적으로 진행된 가장 큰 프로젝트, 아젠다는 무엇일까? 고대 고조선 이래 수많은 프로젝트가 있지만, 필자가 배운 범위 내에서는 고려의 팔만대장경, 조선 세종대왕의 훈민정음(한글) 창제는 시대를 넘어 현재까지 우리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정말 큰 국가적 프로젝트라 생각된다. 팔만대장경은 외침에 맞선 문화적 응집, 한글 창제는 백성을 위한 진정성 있는 시대 지도자의 결단과 더불어 일관되게 추진된 것이다.

광복 이후 근대화 시기의 최고 프로젝트를 꼽으라면 나는 박정희 대통령과 정주영 회장의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들고 싶다. 산업화의 성패는 물류 혁신에 달려 있다는 판단 아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를 밀어붙인 당시 정부의 선택은 대한민국 경제도약의 초석이 되었다. 만약 정권이 중도에 교체되었거나 상황에 따른 정책 우선순위가 바뀌었다면, 이 국가 사업이 계획대로 완수될 수 없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세종대왕도 훈민정음을 반포하기 전에 왕위에서 물러났다면 우리의 문화 현재의 K-역사, 문화는 완전히 바뀌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국가적 과제 또한 역시 다르지 않다. 가장 큰 아젠다는 계층 간, 지역 간 불균형은 수십 년째 반복되는 국가적 숙제다. 이러한 거대 담론은 중앙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방정부 역시 장기적 비전과 정책의 지속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놀랍게도 이러한 문제는 우리나라 경제개발 5개년계획 중 5차 계획(1982-1986)에 중점 3개의 목표중 3번에 해당되는 문제였다. 하지만 이후 국가의 정책을 충분히 추진하지 못하고 40여년이 훌쩍 지난 현재에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이다. 만약에 이때부터 어떠한 정부나 대통령이 되어도 가장 중요한 아젠다, 국가 핵심 프로젝트로 삼고 지속적으로 진행했더라면 오늘의 지방 소멸과 수도권 집중은 훨씬 완화되었을지도 모른다.

우리 울산의 정책도 마찬가지다. 필자가 기억하고 관심을 가지면서 참여했던 가장 큰 프로젝트는 국립울산산업기술박물관 건립 정책이었다. 이때 산업기술박물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 조성이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화를 상징하는 도시의 정체성을 기록하고 미래 세대에 계승하겠다는 장기 프로젝트다. 하지만 이 사업은 예산과 부지, 중앙정부 협의 등 여러 변수 속에서 속도 조절과 재검토를 거듭했고 상당히 축소 진행되었다. 이때 만약 이를 정책적으로 그리고 누가 행정 책임자가 되어도 핵심 정책으로 끌어갔다면 울산의 문화정체성과 역사성을 체계적으로 정리될 기회를 놓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더욱이 세계적으로 K-culture의 Boom으로 국립중앙박물관 반가사유상등과 경주박물관의 황금관의 굿즈는 젊은이들 뿐만 아니라 지역의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이제 우리 지역에서 이러한 아쉬움이 다소 해소되는 중요한 프로젝트가 있다. 그건 태화강 국가정원을 중심으로한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의 울산 개최이다. 한때 오염의 상징이었던 태화강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고, 이를 국가정원으로 승격시켜서 울산 태화강과 십리대숲은 2호 국가정원이 되었다. 처음 국가정원이 되었을 때 우리는 우리 지역의 새로운 활기와 생동감을 기대하였다. 그렇지만 그 열기는 이후 생각보다 지속되지 못하였다. 그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국제정원박람회를 국가적으로 혹은 세계적으로 울산을 다시 한번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기점이 된다고 생각 된다. 단기간 성과에 집착하지 말고 울산의 장기적 목표를 중심으로 흔들림 없이 정책을 추진할 때 지역의 운명도 바꿀 수 있음을 증명했으면 한다.

국가적 아젠다는 물론이고 지역의 미래 전략 또한 특정 임기의 치적 사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산업기술박물관은 이런 저런 이유로 완전하게 완성하지 못했다. 이제 울산의 태화강 국가정원 정책은 우리 울산의 향후 생태도시로써의 명성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도시의 정체성과 생존 전략을 담은 프로젝트다. 필자가 우려하는 것은 얼마 남지 않은 지방선거의 향방에 따라 이에 대한 정책의 일관성이 무너질까 두렵다. 정말 중요한 정책은 성과가 나타날 때까지 꾸준히 이어갈 제도적 장치와 시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이제 팔만대장경, 한글창제, 경부고속도로처럼 지방정부도 역시 ‘끝까지 밀고 가는 힘’을 정책 일관성을 발휘해야 한다.

김진천 울산대 신소재·반도체융합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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