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9일 1285.7원 이후
7개월만에 185원가량 하락
자동차·조선·IT 업계 등 타격
정유화학·비철금속 업계 호재
코로나에 환율리스크 이중고
내년 상반기 1000원대 전망도
7개월만에 185원가량 하락
자동차·조선·IT 업계 등 타격
정유화학·비철금속 업계 호재
코로나에 환율리스크 이중고
내년 상반기 1000원대 전망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글로벌 수요 위축에 타격을 입은 가운데 환율 리스크까지 떠안으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수출 가격 경쟁력 하락과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달러화 약세 기조 속에 원·달러 환율은 내년 상반기 1000원대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5.1원 내린 달러당 1110.0원으로 마감했다. 연중 최저점을 다시 갈아치운 것은 물론 2018년 12월4일(1105.3원)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최저치다.
신종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던 지난 3월19일(1285.7원)과 비교하면 7개월 만에 185원가량 떨어진 셈이다.
지속되는 환율하락(원화강세)은 바이든 당선 이후 외국인들이 주식시장 매수세 유입의 배경 중 하나로 분석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달러화 약세 등에 힘입어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만 3조원가량을 순매했다. 주식, 신흥국 통화 등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유지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급격한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신종 코로나 충격을 딛고 소폭 회복세를 보이는 지역 주력 제조업 수출에 또 한번 타격을 줄 수 있어 반갑지만은 않은 지표다.
지난 9월 울산 수출은 코로나 재확산 속에서도 작년 동월 대비 3.9% 증가한 55억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7월(+4.1%) 부터 14개월만에 플러스 전환이다.
특히 저유가 지속, 글로벌 공급과잉 등의 영향으로 석유·석유화학제품 수출이 계속 부진한 가운데, 자동차(16.6%), 자동차부품(2.1%) 선박(104.7%)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업계,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업계, 삼성SDI 등 IT 수출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들 수출 대기업들은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환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헤지와 결제 통화 다변화, 현지 생산 등으로 대비하고 있지만, 원화 강세가 장기화할 경우 실적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 하락하면 총수출은 0.51% 감소한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두 달 사이 4% 넘게 떨어졌다.
반면 고려아연, LS니꼬동제현련, 현대제철 등 해외에서 원자재를 들여오는 철강 및 비철금속 업계, 원유·가스 수입 규모가 큰 정유·화학·가스업계는 환율 하락의 반사효과를 볼 전망이다. 원유를 달러로 구매하고 외화 표시 부채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에서 환율 하락은 정유사들의 비용 감소로 이어진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환율이 10% 하락하면 법인세비용 차감 전 순이익이 1600억원 증가한다.
석유화학업계도 환율 하락으로 제품의 원재료 수입 가격도 줄어드는 것은 반갑지만, 수출에서는 손실을 볼 수 있다.
지역 중소기업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환위험 관리가 가능하지만, 신종 코로나로 수출 등 매출타격을 입은 중소기업은 환을 리스크 관리능력이 떨어져 수출하고도 손해 볼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한편 산업연구원과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9월 1001개 중소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절반이상(54.0%)이 해외 수출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처럼 정상화되는 시점이 빨라야 내년 말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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