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부터 중소기업도 ‘주 52시간제’, 울산지역 산업계 “아직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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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부터 중소기업도 ‘주 52시간제’, 울산지역 산업계 “아직 이르다”
  • 이우사 기자
  • 승인 2020.12.03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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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경영 악화일로

임금감소 등 경쟁력 하락 우려

특히 제조업체 대부분 부정적
“주 52시간제 시행에 맞춰 유연근무제 혹은 3교대 등 여러 방안을 고민해봤지만 도저히 답이 안 나오는 상황입니다(고용주). “임금이 줄어든 ‘저녁있는 삶’은 원하지 않습니다(근로자).”

울산의 한 자동차 금형 부품업체 A사 대표는 “금형의 경우 업종의 특성상 개발기간이 정해져 있다. 그 정해진 기간 내에 개발 및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지금도 주야 2교대로 직원들이 근무를 하고 잔업과 야근 등이 필수적이다”며 “하지만 주 52시간제가 시행되면 개발일정을 못 맞추는 경우가 허다해질 것이다. 또한 숙련된 기술자들이 더 필요한데 그 인원들을 충원하는 것도 문제다”고 말했다.

조선업 관련 중소기업 B사는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특근과 잔업이 사라지면 낮아진 임금으로 인해 근로자들의 이탈이 생길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B사 관계자는 “지금도 일정수준의 주말 특근 등을 통해서 직원들의 임금을 맞춰주고 있는데 주 52시간제 시행되면 임금이 크게 내려갈 것”이라며 “그만큼 사람은 더 필요한데 임금은 내려간 상황에서 사람을 어떻게 구하느냐가 문제다. 직원들도 당장 저녁이 있는 삶보다는 적정 수준의 임금을 보장받는 삶을 원하는 것이 산업계의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업무의 특성상 단기간에 집중적인 노동력이 투입되는 업종에서도 주 52시간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내년 1월1일부터 중소기업(50~299명)에서도 ‘주 52시간(법정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 근무제’가 의무화된다. 울산지역 제조업 중심의 자동차와 조선 등 중소기업들은 기업경영에 차질을 빚고 근로자들 또한 임금이 줄어드는 등 현실적으로 일괄적인 주 52시간제 시행은 이르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인해 기업 경영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주 52시간제까지 도입되면 지역 제조업의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제조업 위주의 울산지역 중소기업들은 정부의 주 52시간 시행에 관해 대부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울산의 한 전시행사업체 C사 관련자는 “전시 산업은 2~3일 공사해서 전시장을 디자인하고, 전시회가 끝나면 집중적으로 인력을 투입해 당일 야간에 철거를 하는 구조다”며 “주 52시간제를 적용하면 인력을 배로 쓸 수밖에 없는데, 인건비가 2~3배 올라가는데 이를 감당할 수 있을까 싶다. 정부의 주 52시간제 시행도 업종별 특성을 감안해서 점진적으로 진행이 돼야 한다. 안 그러면 우리같은 사람들은 회사 운영 자체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반면, 제조업과 달리 정보통신업 등 일부 업종의 경우 이미 주 52시간제에 준하는 업무체계를 갖추고 있어 크게 문제가 없다는 곳도 있었다. 지역의 한 정보통신업체 대표는 “이미 지금도 주 5일제로 실시하면서 주 52시간제와 다름없는 구조로 회사가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제조업 중심인 울산 산업계의 구조상 해외의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 가진 경쟁력 중 하나는 바로 노동력, 시간이었다”며 “대다수의 업체들이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이같은 경쟁력을 잃게 될수 있으며, 이는 지역 산업계의 매출액 및 근로자의 임금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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