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지구온난화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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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소영의 날씨이야기]지구온난화의 역설
  • 경상일보
  • 승인 2021.01.13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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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 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올 겨울 막강한 한파와 함께 폭설 소식까지 잦다. 올 겨울, 왜 이렇게 눈이 잦은 걸까. 바로 북쪽에서 강력한 찬공기가 확장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삼면이 바다로 둘러 쌓여있는 우리나라의 지형이 눈구름을 폭발적으로 만들었다.

겨울철 우리나라에 눈이 내리는 경로는 크게 2가지이다. 첫 번째는 찬공기가 확장할 때 상대적으로 따뜻한 서해바다를 지날 경우, 바다와 공기와의 온도차가 20℃ 정도만 벌어져도 ‘해기차(海氣)’에 의한 눈구름이 만들어진다. 이 눈구름은 주로 서해안지역과 해안에 근접한 내륙지역으로 눈을 뿌린다.

두 번째는 찬공기가 저기압과 함께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경우이다. 지난주 수도권과 중부내륙지역의 폭설이 그 사례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겨울이 포근해지고 일수도 줄어들고 있다는데 폭설이 웬말인가라고 되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빙하가 녹고 기온이 급격하게 상승하면 북극의 냉기를 가둬두는 상층의 제트기류가 좀더 남쪽으로 치우치게 된다. 그 때문에 상층의 공기는 더욱 차가워진다. 반면 지구온난화로 인해 한반도 주변 바닷물의 온도는 전지구 평균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즉. 바다의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이면서 해기차의 값을 더 크게 벌어놓기 때문에 눈구름이 만들어질 기압패턴이 이어질 경우 눈구름의 강도를 더 강하게 발달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대설의 유형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기상청은 특정기상상황에 대한 정보발표와 더불어 사회경제적인 파급영향효과까지 예측해 발표하는 영향예보를 이제는 ‘대설영향예보’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내릴 눈의 양과 더불어 도로통제구간 예상 등의 폭설로 인한 구체적인 대비책을 제시하면 시민들이 좀더 발빠르게 대처를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에 수립됐던 대설 방재매뉴얼도 지구온난화에 따른 최근 날씨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 재정립이 시급하다.

여기에 시민들은 기상청을 비롯한 정부의 방재대응시스템을 신뢰하고 적극 협조한다면 지구온난화로 초래된 그 어떤 날씨상황도 피해없이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 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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