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는 7일 울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건설은 울산건설기계지부의 단체협약 체결을 방해하지 말고, 또 울산시와 한국석유공사는 대우건설, SK건설의 단체협약 체결 방해를 묵과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올해 2월께 건설기계노조와 하도급 건설업체가 단체협약 체결을 약속한 바 있음에도 대우건설의 부당한 압력으로 단협 체결이 지체되고 있다”며 “또한 건설사측이 ‘노노갈등’을 유발하기 위해 용역들을 동원해 폭력행위를 저질러 왔다”고 주장했다.
민노총 건설기계노조는 대우건설·SK건설 측에 단협 체결을 촉구하며 지난 4월 중순부터 북항 공사현장 등에서 집회와 시위 등을 벌이고 있다. 또 오는 9일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사업시행사인 KET(코리아에너지터미널)와 건설사 측은 “레미콘 지입차주(운송기사)는 개인사업자로 단체협약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상 사업자는 조합원으로 가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단체협약 시 민노총의 독점구도 등도 우려하고 있다.
KET와 건설사 측은 “민노총 건설기계노조가 단협을 통해 배차권과 단가 인상 등 무리한 요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무엇보다 타 사업장의 선례를 봤을 때 민노총 소속 조합원이 아니면 안된다는 조항을 적용해 현장이 자칫 멈출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민노총 건설기계노조 측은 단체협약은 노조법이 정한 정당한 권리행사로, 최근 보험설계사노조 인정과 택배노조를 교섭 대상으로 인정한 중노위 판결을 보더라도 레미콘 운송기사들도 특수고용직 노동자로 노조할 권리가 있다고 맞서고 있다.
레미콘 반출 및 투입 등을 둘러싸고 민노총과 한노총 간 마찰도 계속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울주군 웅촌면 한진레미콘 울산공장 앞에서 양 노총 조합원 간 몸싸움이 빚어지면서 충돌, 양 노총 조합원 4명 가량이 다쳤다.
이처럼 단협체결을 둘러싸고 노사간, 노노간 갈등으로 북항 공사현장은 레미콘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현재 타설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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