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가 미래 에너지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인공태양’의 핵심 기술 업그레이드를 위해 국가 고자기장 자석 연구소 유치에 나선다. 시는 기술 개발 연구진과 상용화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핵융합에너지 신기술을 개발해 인공태양 프로젝트의 국가 연구 사이클을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시는 고자기장 자석 원천 기술 연구개발 기반 구축을 위해 진행 중인 ‘고자기장 자석 연구소 설립 타당성 분석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13일 밝혔다.
인공태양은 핵분열로 에너지를 생성하는 원자력발전과 달리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핵융합으로 에너지를 발전하는 기술이다. 탄소 배출이 거의 없고, 원자력발전과 달리 중저준위 수준의 폐기물만 소량 나오며 폐기물의 반감기도 15년 수준으로 매우 짧다. 연료 역시 바닷물에서 무한히 얻을 수 있으며, 연료 주입을 중단하면 핵융합 반응이 정지되는 등 장점이 많아 꿈의 에너지로 불린다.
고자기장 자석은 이런 인공태양 프로젝트의 핵심 기술이다. 핵융합을 위해서는 1억℃에 달하는 고온을 발생시키면서 중수소 등을 가둘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한데 이 역할을 고자기장 자석이 담당한다. 현재 러시아 등 유럽 일부 국가와 중국 등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고자기장 연구시설은 방사광가속기(포항), 중성자산란 실험장치(대전 설치 예정)와 함께 물리학분야에서 거대연구시설로 꼽히고 있다.
시는 지역에 구축된 상용화 기술과 연구진을 바탕으로 고자기장 자석 연구소 유치에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진공용기 제작에 참여해 상용화 기술력을, UNIST는 초전도자석 원천 기술과 응용 기술 활용 관련 연구 인력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앞서 시는 지난해 11월 현대중공업 및 UNIST와 ‘고자기장 자석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시는 연구소를 구축한 뒤 현재 6.2m 수준인 실험반응로의 주 반경을 1.8m 수준으로 크게 줄이고 성능은 16배 향상시키는 신기술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총 사업비는 국비 290억원, 시·UNIST 150억원 등 총 440억원 규모다. 시는 기자재 구축을 국비로 충당하는 대신 시와 UNIST는 연구소 신축을 담당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고자기장 자석 기술력을 업그레이드해 상용화할 경우 에너지저장정치, 항공기 추진체 등 다양한 사업에 활용이 가능해지는 만큼 반도체를 능가하는 거대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11월 착수한 용역을 조만간 완료한 뒤 이달 중 과학기술부 설득에 나서기로 했다. 시는 광주와 강원도 등이 고자기장 연구소 유치에 나서고 있는 만큼 울산의 장점을 극대화해 과기부를 설득하기로 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긴 여정이지만 누군가는 시도해야 하는 사업이다. 울산의 기반을 바탕으로 사업을 선도적으로 추진하면 국가 연구 사이클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며 “핵심 기술을 개발하면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어 엄청난 경제 효과가 파생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