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찾은 중구 태화연 오토캠핑장 내 저수지. 입구부터 물고기들이 하얗게 배를 뒤집은 채 둥둥 떠 있었다. 폐사한 물고기는 2만여㎡ 저수지 데크길을 따라 골고루 퍼져 있었고 저수지 한가운데에서도 발견됐다. 폐사한 물고기는 일명 ‘떡붕어’로 과거 일본에서 유입된 외래어종이다. 이 저수지에는 떡붕어 외에도 다른 물고기들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떡붕어만 집중적으로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떡붕어 폐사는 지난 12일 최초로 발견됐다. 오토캠핑장에 근무하는 기간제 근로자가 제방 청소 중 최초로 목격, 당시 30여마리를 건져냈다. 이후에도 매일 폐사 물고기가 떠오르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폐사 규모는 늘어나고 있다. 현재까지 최소 400~500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옛 태화저수지는 지난 1945년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조성됐으나 최근에는 농업용수로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폐사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인근 주민은 최초 폐사 시점과 비슷한 시기에 저수지에서 기름띠를 목격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곳에 자주 산책을 나온다는 주민들은 인근 공기업에서의 화학물질 유출 등에 의한 연관성을 의심하고 있다. 또 비가 많이 내려 수중 용존산소량이 줄어들어 폐사가 일어났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전남 나주에서도 중구와 비슷하게 떡붕어 집단폐사가 발생했는데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 물고기 사체를 분석했는데 독극물이나 중금속이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옛 태화저수지는 상하수도관은 연결돼있지 않아 폐수 유입 등의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저수지로 물이 유입될 수 있는 곳은 인근 오토캠핑장·화장실, 테크노파크, 계곡 등 크게 3곳뿐이다.
중구는 지난 14일 현장을 확인하고 원인 파악을 위해 울산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검사와 독극물 검사 등 정밀분석을 의뢰해놓은 상태다. 결과는 7일에서 10일 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중구는 결과 확인 후 원인을 분석해 신속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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