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중구 성남동 상가화재에 따른 인명피해에 대한 애도와 안타까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인명피해로 이어진 이유로 미용실 내부 스프레이 등 인화성 물질의 폭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노명래 소방사를 포함한 중부소방서 구조대 3팀은 지난 29일 오전 5시5분께 화재 신고를 접수하고 약 8분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해당 건물은 4층짜리 건물로 일부 주민들은 자력으로 대피했지만 노 소방사를 포함한 구조대 5명은 3층 미용실 내부에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들은 공기호흡기와 방화복 등 보호장구를 착용한 뒤 문을 강제로 열고 인명수색·구조를 위해 진입했다. 진입 당시는 불길 규모가 크지 않았으나 내부에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은 구조대는 지체없이 진입했다. 당시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과 인명 수색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었다.
다행히 내부에 사람은 없었다. 진입 후 화염이 갑자기 치솟았고 펑펑하며 폭발음도 들렸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화재 발생 현장이 미용실로 스프레이와 무스 등 인화성 물질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주변으로 연소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구조대는 꼼짝없이 내부에 갇혔다. 들어온 입구는 화염에 막혔고 입구와 연결된 진입로는 사람 1명이 지나다닐 만한 좁은 계단 통로 하나 뿐이었다. 급박한 상황에 대원들은 유리창을 깨고 탈출을 시도했다. 외부 대원들은 상황을 인지하고 바닥에 에어매트를 설치했고 구조대는 밖으로 몸을 던졌다. 구급대원들이 탈출한 5명의 보호장구를 벗기고 확인했을 때, 노 소방사는 등과 몸을 중심으로 살갗이 벌겋게 익는 등 2도 화상을 입어 부상이 가장 심했다.
노 소방사 등 구조대는 화재 진화장비 없이 입구가 막힌 상황에서 급격하게 화염이 치솟으면서 화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윤동현 중부소방서 구조대장은 “진입 당시 화염이 세지 않아 견딜만하다 판단하고 진입한 것 같다. 대원들이 갇혀있었을 때 ‘펑펑’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감식을 해봐야 알겠지만 스프레이 등 인화성 물질의 폭발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에서는 지난 2000년 2월 중구 학성동 가구거리 화재 당시 건물이 소실되면서 화를 피하지 못했던 고(故)오세영 소방관 이후 최근 20여년간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은 없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