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 울산 중구 문화의거리 현대미술제가 9일부터 18일까지 울산 원도심 문화의거리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의 행사 주제는 ‘00MHz: 진동하는 경계들’이다. 젊은 감각의 신진작가들이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제로’에서 출발해 예측가능한 변화의 ‘경계’까지 오가면서 한글도시이자 21세기 새로운 미술도시를 보여준다.

라디오 주파수 영역 표기방식 MHz에 ‘00’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이는 특정되지 않은 수, 혹은 무한한 가능으로서의 수를 추가해 포착할 수 없는 진동파를 의미한다.
안과 밖의 경계, 지역의 경계, 장르의 경계, 나아가 현대미술이 세워놓은 보이지 않는 경계들을 넘나들며 새로운 소통의 시대를 다채로운 현대미술로 구현하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다. 또한 ‘공공’이라고 읽히는 것에서 본 프로젝트가 바라보는 현대미술의 공공적 영역을 시사한다.

미술제 동안 울산 중구 문화의 거리에는 자신의 시각으로 바라본 도시의 기이한 현상과 풍경을 ‘비닐’을 활용한 거대한 유기체로 표현하는 이병찬, 다층적인 이미지를 중첩하고 재조립하여 만든 사물-조각으로 오늘날 디지털로 납작해진 사물과 풍경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문이삭, 색을 입힌 철판 위에 성경, 군가, 가요의 가사들을 세긴 뒤 녹슬게 하여 근본적인 정동의 양태의 전형을 담아내는 최기창, 역사, 과학, 환경 그리고 샤머니즘 등 탐구되어진 질료를 가지고 개념적 방식으로 표현하는 백정기 등 총 31명 작가들의 평면, 설치·입체, 사운드아트 등 다채로운 작업방식들이 공존한다.
올해는 이전 행사에서는 사용되지 않았던, 중구 문화의 거리가 가진 매력의 면면을 살필 수 있는 동시에 다양한 매체에 유연히 대처할 수 있는 실내외 공간과 장소를 새로 발굴했다.

전시 장소는 옛 울산초등학교 자리에서 중구시계탑사거리까지 약 400m 거리 좌우에 집중돼 있다.
또한 실내 전시도 4곳에 분산 돼 치러진다. 실외 전시와 달리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전통적 공간인 화이트 큐브(가기갤러리), 미디어 아트에 걸맞은 장소인 블랙박스(스크리닝룸), 가변 공간과 대안공간, 화이트 큐브와 블랙 박스의 장점을 모두 취한 그레이 존(옛 동광의원), 팝업 갤러리, 스트리트 갤러리(문화의거리) 등에 설치되는 작업들은 안과 밖의 경계, 지역의 경계, 장르의 경계, 나아가 현대미술이 세워놓은 보이지 않는 경계들을 이리저리 진동하며 넘나든다.
그 중 스크리닝룸의 블랙박스는 무빙이미지를 다루는 작가들 특유의 상상력을 매순간 감상할 수 있는 챕터로 방문객들을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의 내부로 초대할 것이다.

이 스크리닝 섹션 역시 ‘진동’이란 주제에 따른 각양각색의 영상 작품들을 선보인다.
1층과 3층 공간을 자유자재로 개입하는 작가들을 통해 동시대 무빙이미지의 다양성을 접하고, 울산 중구가 가진 문화적 의미를 환기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실제 점포를 임대해 관객과 대면하고 이들의 머리를 다듬어주며 시간을 보내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서영호 작가의 <영호룸>과 작가가 수집한 각국의 상징적 이미지의 도안을 종이 위에 새겨보는 노하라 마리에의 워크숍을 통해 전시는 울산시민들과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는다.

지난달 말부터 현장에서 작업을 시작한 참여작가들은 “오랜 예술적 역사를 지닌 중구 문화예술의 거리에서 관객과 작업들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진동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다양한 경계선을 함께 공유하는 상태를 통해 이번 전시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경계들을 가로지르는 진동에서 생겨난 파동을 감지하고, 새로운 흐름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중구문화의거리 현대미술제’는 울산시와 울산 중구의 후원으로 경상일보가 주최·주관한다. 올해 미술제 개막식은 9일 오후 6시 중구문화의거리 특설무대에서 진행된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사진제공=사가
※경상일보가 주최·주관하는 ‘울산중구문화의거리 현대미술제’는 ‘울산중구아트프로젝트’의 새 이름입니다. 본사는 지난 2012년부터 울산시립미술관(12월 개관예정)이 들어 설 울산 원도심에서 해마다 거리퍼포먼스와 시각예술 등으로 현대미술의 향연을 펼쳐왔습니다. 최근 울산시 중구가 ‘한글이 행복한 도시, 한글로 행복한 울산중구’를 표방하며 전국 최초 한글도시를 선포했습니다. 이에 본사는 한글도시 구현에 동참하고자 행사 이름을 바꾸고 보다 알찬 내용으로 시민들을 찾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