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화강 수역 내 댐 역할을 했던 입암들 일대가 개발되면 홍수 피해가 우려됩니다.”
울산선바위 공공주택지구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입암들 일대에서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계획하고 있는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되면 태화강 수위조절 능력 상실 등으로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사업 중단을 진정하고 나섰다.
대책위는 최근 국토교통부 장관,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LH 사장, 울산시장 등에 선바위 공공주택지구 사업이 중단돼야 하는 각종 논리를 담은 진정서를 보냈다고 13일 밝혔다.
협의회는 “들판의 논은 집중호우 시 빗물을 저장했다가 서서히 흘려보내는 홍수 방지 역할을 하며, 입암들 역시 태화강의 범람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러한 논을 없애고 대규모로 개발할 경우 태화강의 수위 조절 능력에 영향을 주게 되고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도 많이 발생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협의회는 특히 “태화강의 저수 저장고 중 가장 큰 곳이 입암들”이라며 “태풍 차바가 중구 태화동 일대에 엄청난 피해를 야기했다는 사실을 감안해 입암들을 태화강의 댐 역할을 하도록 그대로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 환경단체 역시 대형 저류지 역할을 하고 있는 입암들이 개발될 경우 홍수 피해가 가중될 것이라는 협의회의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입암들이 아스팔트, 콘크리트로 뒤덮일 경우 빗물이 토양으로 흡수되지 못하고 태화강으로 그대로 흘러들어가게 될 것”이라며 “달라진 환경 탓에 태화강 범람이나 홍수 피해 등이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협의회는 또 울산의 주택 보급률이 이미 110%를 초과한데다 매달 인구가 순유출되는 상황에서 선바위 일대에 공공주택지구를 조성하는 것 자체가 국가의 주택 정책과 모순되며 사업 예정지 주민들의 사유재산권 침해, 가혹한 세제에 따른 이중 피해 발생 등의 사업반대 논리도 함께 진정서에 적었다.
LH는 사업 추진 시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재해영향평가를 진행하고, 예상되는 자연 재해에 대한 대책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전체 180여만㎡ 부지 중 약 20~25%가량을 녹지로 조성해 홍수 예방 능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LH 관계자는 “공공주택지구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홍수를 포함한 각종 자연재해에 대한 영향 보고서를 작성하게 되고, 행정안전부 소속 기관인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검토를 하게 된다”며 “태풍 차바 당시에는 불가항력적인 부분이 있었다. 최대한 자연재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