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상생의 일자리, 관행 탈피 없이는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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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상생의 일자리, 관행 탈피 없이는 불가능하다
  • 이재명 기자
  • 승인 2019.11.2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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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자동차 산업이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 울산의 자동차 산업은 IMF위기 이후 20년간 지속적으로 성장을 해왔지만 2015년을 기점으로 정체가 시작됐다. 이 위기는 단순한 경기 변동이 아니라 기존의 성장패턴에 한계가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기차는 그 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산업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그에 따른 일자리 감소는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삶을 뿌리째 뒤흔들 것이 확실하다. 세계 굴지의 현대자동차가 위치해 있는 울산은 이제 혁명 같은 패러다임의 전환에 직면하게 됐다.

울산시는 20일 자동차 부품산업 노사 관계자, 시민단체, 공공기관 등 1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자동차 부품산업, 협력적 생태계 구축을 통한 상생의 일자리 만들기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조형제 울산대 교수는 미래차의 패러다임과 관련, 원·하청 업체간의 수직적·폐쇄적 관계에서 수평적·개방적 관계로의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납품단가 인하 및 조정, 전속적 거래관계 요구 등 불공정행위를 극복하고 중소 부품업체들과 공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의 지적은 그 동안 귀가 따가울 정도로 들어온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산업현장의 관행은 계속되고 있고, 당사자들은 패러다임 전환이 목전에 다가왔는데도 그 절박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울산지역 자동차부품산업의 현 주소는 몇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현대자동차의 생산·수익성이 한계에 도달했고, 세계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자율주행차 중심으로 전환됐다는 것이다. 또 광주·구미·군산 등이 이미 미래형 차부품업에 본격적으로 진출, 울산이 우월적인 지위를 상실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다 울산에는 벤처기업을 육성시킬 인프라가 전무하며, 기초연구와 상용기술의 선순환 고리도 매우 미약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상생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는 결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산에 아직 희망은 있다. 울산에는 현대차 완성차 공장의 기술, 소재·부품·금형·설비 등의 광범위한 전방 연관효과, 양질의 노동력, 유리한 산업입지, 미래차 관련 산업의 잠재력 등이 있기 때문이다. 울산은 지금 내연기관차의 경쟁력을 그대로 유지시키면서 자동차의 패러다임을 미래차로 연착륙시키는 것이 최대의 과업이다. 이 과정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내고 도시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부품업체와 완성차 업체간의 묵은 관행을 과감히 없애지 않고는 상생의 일자리는 물론 새로운 변화에 대한 적응조차 요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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