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왕암공원 내 울기등대 입구~해맞이광장 500m 구간 산책로에는 무장애 나눔길이 조성돼 있다.
지난 16일 오후 직접 공원 입구부터 600여m 거리의 산책로를 따라 무장애길이 나올 때까지 걸어봤다.
두 갈래 길 중 한쪽은 올록볼록한 돌이 깔려있고 높낮이도 조금씩 있어 휠체어가 쉽게 지나다니기 힘들 것으로 보였다. 다른 쪽은 아예 정비 자체가 안 돼 있는 비포장 황토길이었다. 심지어 초입에 자갈이 깔려있어 휠체어로 이용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 돌길 길목에 장애인 전용 화장실이 설치돼 있으나, 황토길에서 돌길로 넘어가려면 계단만 있고 경사로가 따로 없어 휠체어가 멀리 돌아가야 한다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최근 개통한 출렁다리도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대왕암공원 홈페이지나 출렁다리 입구 안전수칙에는 ‘몸이 불편하신 분은 보호자와 동행’이라는 내용과 함께 ‘하이힐 착용 금지’ 안내만 적혀있다. 지체장애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휠체어, 목발 등에 관한 이용수칙 언급은 전혀 없어 장애인들이 헛걸음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실제 출렁다리가 개통된 지난 15일 이 곳을 찾은 지체장애인 이모(47)씨는 출렁다리 입구에서 계단 때문에 휠체어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안내원의 제지에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씨는 “울주군에서 대왕암공원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어렵게 왔는데 정작 이곳에는 장애인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동구 관계자는 “무장애길 길목 관련 민원이 종종 들어와 개선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으나, 황토길을 포장하기 위해 필요한 5억~6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기가 힘들다”면서 “출렁다리는 공법상 계단이 설치돼 있어 휠체어 등은 이용하지 못하는데 구체적으로 명시하기 민감한 사안이라 현장 계도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가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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