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온 주의보’ 울산지역 양식장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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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온 주의보’ 울산지역 양식장 비상
  • 정세홍
  • 승인 2021.07.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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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부터 전국에 고수온 ‘관심’ 단계가 발령된 가운데 19일 울산 울주군 서생면의 한 양식장에서 직원이 넙치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폭염 때문에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는 걸 보고 있을 수밖에 없네요. 코로나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들도 많이 빠져나가 신속한 대응도 어려운 상황인데…. (넙치들이) 무사히 버텨주길 바라는 수밖에요.”

19일 찾은 울주군 서생면의 한 양식장은 100개의 수조에서 15만마리의 넙치가 양식되고 있다. 양식장 직원은 취재진을 안내하면서 중간중간 뜰채로 넙치가 살아있는지를 살폈다. 최근 폭염 때문에 바닷물 온도가 25℃까지 올라가면서 넙치들이 스트레스로 폐사하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넙치 양식의 적정 수온은 17~18℃다. 하지만 폭염으로 적정수온보다 7~8℃나 웃돌자 이 양식장은 면역증강제와 액화 산소 투입을 통해 폐사를 막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다지 덥지 않았던 지난해에도 이 양식장에서는 수온 유지를 위한 액화 산소 투입에만 600만원 가량을 썼다.

김명규 대원수산 대표는 “올해 여름은 최악의 폭염으로 기억되고 있는 2018년만큼이나 더울 것 같다”면서 “2018년에도 고수온에 적조까지 겹치면서 많은 물고기가 폐사됐다. 동해안은 고수온과 냉수온이 번갈아 오면서 물고기들이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 바닷물은 수온이 1℃만 올라도 육상에서 5~6℃ 오르는 것과 비슷한 영향을 받는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양식장에서는 액화 산소를 투입하는 펌프가 쉴 틈 없이 가동되고 있었다.

지난 2018년 최악의 폭염에 울산지역 5곳 양식장에서 5만1000여마리가 폐사 등으로 1억9000여만원의 피해를 본 양식장들은 한마디로 비상체제다.

국립과학수산원은 지난 12일부터 우리나라 전 연안 해역에 고수온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지난해보다 3주 가량 빠르고 폭염 피해가 심했던 2018년보다도 5일 더 빠르다. 북태평양 고기압 확장에 따른 폭염으로 표층 해수를 직접적으로 가열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양식장을 돌볼 인력도 부족해 이중고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취재진이 양식장에 방문했을 때 100개 가량의 수조를 고작 4명이서 관리하고 있었다. 양식장은 인건비 등의 이유로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해 왔는데, 지난해부터 신종코로나로 외국인 입국이 막히면서 인력 보강이 힘든 상황이다.

양식장 관계자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체류 기간이 만료되면 출국해야 해 인력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우리 양식장도 직원이 7~8명이었는데 현재는 절반 수준이다”고 말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고수온 대응 장비 지원과 지속적인 수온 모니터링, 주의보 발령 시 현장 방문 지도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세홍기자·김정휘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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