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동구에 따르면 지난 2019년 ‘흩어진 만파식적을 찾아서’라는 테마의 실외형 AR 체험부스 4대가 도입됐다. 이 시설은 대왕암공원 기념품 판매소 옆, 슬도 소리체험관 앞, 울산대교 전망대 입구, 일산해수욕장 행정봉사실 옆 등 동구지역 주요 관광지에 설치돼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슬도 소리체험관과 울산대교 전망대에 위치한 2대는 지난해 12월께부터 유지·보수를 위해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운영 못한 167일을 포함하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었던 기간은 8개월 정도다. 실제 부스 4대의 1일 평균 이용자수는 지난해 3.6명에서 올해 1.8명으로 반토막났다.
게다가 유지보수 업체가 타지에 있어 고치는데만 최소 일주일에서 반년 이상이 소요된다고 동구는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부스는 자리만 차지하는 짐짝처럼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오전 11시께 찾은 울산대교 전망대 앞에는 AR 체험부스가 이렇다 할 안내 없이 굳게 닫혀 있었다. 전망대 관계자는 “가끔 운영하는지 여부를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동구는 소리체험관 내 AR·VR콘텐츠의 운영 중단과 철거도 검토하고 있다.
새로운 AR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에도 상당한 예산이 소요되고, 콘텐츠 자체가 관광 트렌드에 뒤쳐진다는 이유 때문이다.
기존 AR콘텐츠들이 애물단지로 전락하면서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동구가 AR·VR 체험시설을 도입하는 데 투입한 사업비만 30억원에 달한다.
동구 관계자는 “소리체험관 리모델링을 하면서 AR·VR콘텐츠 대신 새로운 콘텐츠 개발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부스 운영 방침과 소리체험관 리모델링 방향 등을 위해 관광시설 컨설팅 용역 예산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가람기자 grk21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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